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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따라 천천히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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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리 마을

오지리 마을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감나무

집집의 감나무마다 탐스러운 감이 열렸다.

 

섬진강 둘레길은 다섯 구간으로 이뤄졌는데 총길이가 15킬로미터다. “대부 분 숲길이라 사실 강을 보면서 걷긴 어렵죠. 강을 보고 싶다면 1구간을 추천 해요.” 이곳을 찾기 전 곡성군 관광과 담당자에게 어떤 구간을 걸어야 섬진강을 제대로 볼 수 있는지 물었다. 1구간은 ‘마천목 장군길 1코스’의 일부이기도 하다. 마천목 장군은 곡성에 전해 내려오는 도깨비 설화와 관련 있는 인물이다. 고려 공민왕 시대 인물로 15세 때부터 곡성에 살았는데, 하루는 그가 어머니를 위해 섬진강에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아무런 수확 없이 강에서 푸른빛 돌을 주워오게 된다. 알고 보니 그 돌이 도깨비들의 대장이었고, 마천목 장군은 도깨비 대장에게 명해 섬진강 두계천에 어살을 만들어 물고기를 잡아 어머니에게 가져다 드렸다는 이야기다. 1코스와 이어지는 마천목 장군길 2코스 부근에는 그때 만들어졌다는 어살인 ‘도깨비살’이 있고, 그 주변으로 테마파크인 도깨비마을이 형성되었다.

 

 

섬진강

섬진강 둘레길 2구간을 걷다 마주한 섬진강.

 

섬진강 둘레길 표지판

방향을 알려주는 섬진강 둘레길 표지판.

 

토란밭

제철을 맞은 토란이 무성한 잎을 자랑한다.

 

섬진강의 증기기관차

섬진강을 따라 달리는 증기기관차.

 

섬진강 둘레길

상수리나무와 밤나무로 가득한 섬진강 둘레길.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출발해 작은침실골로 이어지는 1구간은 3.2킬로미터 거리로 천천히 걸으면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이 코스는 국가 습지보호지 역으로 선정된 침실습지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데, 습지로 가는 길엔 오곡면 오지리 마을을 지나간다. 평범한 시골 마을이지만 제철을 맞아 무성하게 자란 푸르른 토란밭과 황금빛 논, 이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동악산이 만들어낸 조화로운 풍경에 걸음을 늦추게 된다. 생활의 흔적이 보이는 시골 마을의 낮은 담으로 과실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와 대추나무가 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 다. 코스모스가 핀 폐철로를 지나자 침실습지 표지판이 보였다.

 

 

침실습지

무성하게 풀숲이 우거진 침실습지에는 걷기 좋은 길이 나 있다. 

 

가을나기

섬진강 둘레길 1구간에서 시골집의 가을나기를 엿볼 수 있다. 

 

침실습지는 섬진강의 일부로 곡성천, 금천천, 고달천이 만나면서 형성되었다. 대부분 국내의 내륙습지가 산지에 위치한 데 반해 이곳은 하천습지의 독특한 식생을 지녀, 2016년에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무성하게 우거진 풀숲에는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삵, 남생이, 흰꼬리수리 등 665종의 생물이 서식한다. 나무 덱으로 이뤄진 탐방로를 따라 걷기 시작하자마자 푸드득 소리가 들려왔다. 새 무리가 인기척을 듣곤 날아간다. 일교차가 심한 봄과 가을엔 이른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올라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습지 중앙에 있는 빨간색 다리에서 잠시 멈추었다. 다리 중간중간 뚫린 구멍 때문에 일명 퐁퐁다리로 불리는 곳이다. 강물이 불면 다리가 유실될 수 있어 구멍을 낸 것 인데, 낮게 설치되어 있어 강을 마주 보기에 좋다. 따가운 가을 햇살에 더위가 느껴졌지만 좀 더 걷고 싶어 숲길로 된 2구간으로 향했다. 폐역이자 레일바이 크가 다니는 침곡역까지 가는 길로 상수리나무와 소나무로 우거진 야트막한 길이다. 땅에는 뾰족한 가시를 세운 밤송이가 떨어져 있고 머리 위로는 단풍이 붉게 물들고 있다. 산길을 걷다 보니 기적 소리가 들려왔다. 증기기관차가 섬진강을 따라 유유히 지나갔다.

 

 

 

<2018년 11월호>

 

에디터 권아름

포토그래퍼 백지현

취재 협조 곡성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