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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S - 남태평양
테티아로아, 새들의 고향

프렌치폴리네시아, 낙원으로 가는 길①

 

테티아로아

테티아로아의 비현실적인 물빛.

 

이 세상에는 어디에 존재하는지 위치조차 잘 가늠되지 않는 곳이 있다. ‘타히티’에 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물었다. “대체 어디에 위치한 섬인가요?” 지도를 찾아본다. 망망대해 남태평양 한가운데 덜렁 놓인 섬, 흔히 타히티를 국가명으로 알고 있지만 타히티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프렌치폴리네시아의 118개 섬 중 가장 큰 섬 이름이다. 크고 작은 두 섬이 지협으로 연결되어 표주박 모양을 한 섬에는 수도인 파페에테가 있어 프렌치폴리네시아의 수많은 섬으로 향하는 관문이 되어준다.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타히티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멀게 느껴진 타히티가 일본에서 11시간 남짓 걸린다는 사실. 위치조차 가늠할 수 없었던 것에 비한다면, 못 갈 거리는 아니다.

 

 

테티아로아

더 브랜도 리조트 입구.

 

테티아로아

빌라 앞, 수영장과 바다가 보이는 풍경.

 

테티아로아

건강하게 그을린 폴리네시안 청년.

 

프렌치폴리네시아는 에메랄드빛 바다, 하얀 백사장과 수정 같은 라군뿐 아니라 높은 산과 열대우림, 양치식물로 뒤덮인 깊은 계곡, 시원한 폭포 등 다채로운 자연 풍광을 품고 있다. 프렌치폴리네시아라는 이름도 낯설기만 한데 이번에 갈 곳은 ‘테티아로아Tetiaroa’라는 작은 섬이다. 타히티에서 북쪽으로 약 48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테티아로아는 총 13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타히티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전용 비행기 에어테티아로아를 이용해야 한다. 테티아로아는 환초 섬이다. 환초는 화산섬이 바닷속으로 침강하면서 섬 가장자리에 자라던 산호만 덩그러니 남은 것인데 산호초 안쪽으로 수심이 낮고 물결이 잔잔해 거대한 라군을 만든다. “테티아로아는 배우 말런 브랜도가 소유한 섬이에요. 여러분은 테티아로아에 가는 최초의 한국 미디어입니다. 이곳이 얼마나 특별한지 섬에 도착하는 순간, 알게 될 거예요.” 타히티관광청 한국 사무소장의 이야기에 기대감은 한껏 커졌다. “보통 비행기에서 라군을 제대로 보려면 비행기 왼쪽에 앉는 게 좋습니다”라는 그녀의 말에 왼쪽에 앉았건만 아뿔사! 그날따라 항로를 변경했다. 아쉬워할 필요는 없었다. 지상에 발을 딛는 순간, 사방으로 둘러싸인 비현실적인 풍경에 “이거 실화냐!” 감탄이 쏟아졌다.  


말런 브랜도는 1960년 <바운티호의 반란>이란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섬에 들렀다가 테티아로아의 아름다운 자연에 반해 이후 섬을 매입하고 영화에 출연했던 타히티 여인과 함께 섬에 정착한다. 말런은 섬을 사들였을 때 지역 주민의 저항을 이겨내야 했다. 1970년, 그는 이 섬에 작은 마을을 만들었고, 친환경 리조트를 지어 2004년까지 운영했다. 말런은 테티아로아의 아름다운 자연과 생물의 다양성을 보호하기를 바랐다. 말런 사후에 섬은 개발되었고, 2014년 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열정을 반영한 친환경 리조트 ‘더 브랜도The Brando’가 들어섰다.


테티아로아에 간다는 것은 이 섬에 있는 유일한 리조트인 더 브랜도를 찾는다는 의미다. ‘2016년 ‘트래블+레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리조트 1위에 꼽힌 더 브랜도는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자서전을 집필하기 위해 오래 머물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테티아로아에는 투숙객과 직원 외에는 아무도 들어올 수가 없어 셀러브리티들이 프라이빗한 휴양을 즐기기 위해 주로 찾는다. 

 

 

테티아로아

환영과 이별 인사를 우쿨렐레 연주로 전한다.

 

테티아로아

친환경 콘셉트의 리조트 빌라.

 

테티아로아

프렌치 레스토랑에 가면 <미쉐린 가이드> 스타 셰프 가이 마르틴의 레시피를 즐길 수 있다.

 

섬에 도착하니 머리에 꽃을 꽂은 여인과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타히티인들의 흥겨운 환대가 이어진다. “이아 오라나!la orana!(안녕하세요)” 타히티 말로 인사를 건네는 직원들은 대부분 타히티 원주민이다. “더 브랜도에서는 폴리네시안을 고용합니다. 고객이 처음 만나는 사람도 마지막 만나는 사람도 폴리네시안이기를 원하는 건 고객을 내 고향, 내 집에 놀러온 사람처럼 맞이했으면 해서입니다.”   
제너럴 매니저 실비오 바이언이 말했다. 섬의 유일한 리조트 더 브랜도는 객실 수가 35개로 모두 풀 빌라 형태다. 객실 수가 적은 건 이 섬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이유에서다. “더 브랜도는 손님과 직원 수를 모두 합쳐 300명이 넘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그래야 이 섬의 환경을 해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객실은 쾌적하면서도 자연 친화적이다. 침실과 거실, 비즈니스 룸으로 구분되어 있고, 넓은 욕실에는 노천욕을 할 수 있는 욕조가 딸려 있다. 오바마가 묵었다는 투 베드룸 빌라로 향했다. 각각의 빌라로 향하는 입구가 달라 두 가족이 함께 머물기에 좋다.


거실 창밖으로 보이는 투명한 바다와 아담한 수영장, 열대식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리조트가 환경 친화적인 것은 객실 안에서도 알아챌 수 있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창문이 조금이라도 열려 있으면 에어컨이 꺼진다. 샴푸, 보디 클렌저 등은 일회용품 대신 디스펜서에 담겨 있다. 프렌치폴리네시아에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가 드문데 더 브랜도는 올인클루시브로 이용할 수 있다. “무엇이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직원을 불러주세요. 더 브랜도의 직원들은 항상 고객의 요청 사항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이 거대한 리조트에서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을 곳이지만 적극적으로 섬을 즐기고 싶다면 리조트의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폴리네시안이 태평양을 건널 때 탔던 카누 아웃리거, 패들보드 같은 무동력 액티비티는 공짜다. 폴리네시안이 몸에 두르는 화려한 문양의 파레오 만들기, 바나나잎 가방 만들기, 댄싱 강습 등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다. 올인클루시브 이용객이라면 스파도 무료(1회 50분)로 이용할 수 있다. 미키미키 나무로 지은 새집 모양 스파에 들어서면, 둥지를 찾은 새처럼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타우루미 타히티안 전통 마사지 요법을 적용한 스파가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되찾아준다. 스파 앞 연꽃이 떨어진 호수와 호숫가 주변의 우거진 갈대, 울창한 야자수만 바라봐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2019년 1월호>

 

에디터 여하연

포토그래퍼 김현수

취재 협조 The Islands of Tahiti www.tahititourisme.kr 에어타히티누이 www.airtahitinui.com 퍼시픽 비치 콤버 www.pacificbeachcomb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