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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워홀

지금 뉴욕에선 앤디 워홀의 전시가 한파조차 잊을 만큼 뜨겁다.

 

앤디 워홀

© 2018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 Licensed by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앤디 워홀

© 2018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 Licensed by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높이 30미터에 달하는 록펠러센터 대형 트리가 점등되는 순간, 뉴욕의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버그도프 굿맨, 메이시스, 삭스 피프스 애비뉴, 바니스 뉴욕 등이 경쟁적으로 홀리데이 쇼윈도를 공개하고, 유니언 스퀘어, 그랜드센트럴역, 타임워너센터 등에선 굳이 뭔가 사지 않아도 설레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문제는, 바깥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운데도 이 도시의 겨울은 너무 지겹게 춥다는 것. 가장 좋은 피한법은 세상 어디보다 훌륭한 뉴욕의 뮤지엄에 가는 것이다. 이번 겨울에도 괜찮은 전시가 많이 준비돼 있는데, 지금 가장 뜨거운 전시 주제는 단연 ‘앤디 워홀’. 휘트니 뮤지엄은 1960년대 팝아트의 거장이라 불린 워홀을 조명하면서도 1970년대 이후 1987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침체기, 변환기를 포함해 비교적 덜 알려진 그의 작품 세계를 <From A to B and Back Again>이란 근사한 제목으로 아우른다. 3개 층에 펼쳐진 전시를 감상하는 데 정답이란 없겠지만, 이왕이면 3층에서 1층으로 거꾸로 훑어 내려오는 것이 좋을 듯싶다. 캠벨수프 깡통, 코카콜라, 브릴로 비누 박스처럼 자본주의의 대중성을 이야기하는 작품들, 그 유명한 스튜디오 ‘팩토리’에서 이른바 예술 노동자를 고용해 자본주의의 대량생산품처럼 실크스크린으로 찍어내거나 만든 작품들로 시작해, 게이로서의 삶과 LGBTQ(성소수자)에 대한 지지를 담은 그림, 초상화, 초기에 그린 일러스트, 작업 메모, 스케치, 소변(과 어쩌면 정액)으로 휘갈긴 그림, 그리고 팩토리에서 만든 영상들이 메인 전시관인 3층에 모두 있다. 그의 영화를 상영하는 2층을 거쳐 1층으로 내려오면, 그가 가장 즐겨 제작했던 사람들의 초상이 가득한 방에 이른다. 바스키아, 데보라 해리, 믹 재거 등의 초상을 하나하나 둘러보다 소파에 앉아 각각의 초상이 한데 묶여 이뤄내는 대작을 감상하는 것으로 워홀의 전시는 마무리. 아, 스케이트보드, 티셔츠, 인형 등 워홀의 작품을 활용한 상품들이 다양하게 마련된, 그래서 어느 전시 때보다 활기차고 빽빽한 휘트니 스토어에서 이 여정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겠다.


LOCATION 99 Gansevoort St, New York, NY 10014

WEB whitney.org

 

 

<2019년 1월호>


글 ·사진 이현수(뉴욕 통신원) 
에디터 류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