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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테마여행
제주의 자연을 달리다, 9.81 파크

국내 최초로 그래비티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가 제주시 애월읍에 조성된다.

중력가속도(g=9.81m/s²)를 활용한 9.81파크다.

 

 

제주 자연 속에서 레이싱, 9.81파크

 

9.81파크를 즐기는 사람들

9.81파크를 즐기는 사람들.

 

결승 지점에선 자동 회차를 한다

결승 지점에선 자동 회차를 한다.

 

카트를 타고 달렸을 때, 마치 카레이싱이라도 한 것처럼 속도감이 몸에 남아 떨렸다. 내년 봄에 오픈 예정인 무동력 레이싱 테마파크 ‘9.81파크(일명 ‘구팔일파크’)’에서 막 첫 레이싱을 경험한 참이었다. 11월 첫째 주 토요일, 제주 애월읍에 위치한 9.81파크를 찾았을 땐 공사가 70퍼센트 정도 진행된 상태였다. 이 모습을 주말을 포함해 4일 동안 비공개로 투자사와 타깃 고객에게 선보였다. 뒤로는 새별오름과 한라산이, 앞으로는 비양도가 보이는 갈대숲에 자리한 파크에는 트랙이 깔려 있었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음에도 약 14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부지 안에 자리한 트랙과 시설은 앞으로의 모습을 충분히 상상하게 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신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신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차량과 유사한 구동 방식을 지닌 카트

실제 차량과 유사한 구동 방식을 지닌 카트.

 

중력가속도(g=9.81m/s²)를 활용했다는 카트는 트랙의 경사면을 활용해 동력 없이 속도를 낸다. 국내에서 언덕을 타고 내려오는 액티비티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통영과 강화도에 있는 ‘루지’인데, 중력을 동력으로 삼는 건 비슷하나 구동 방식은 현저히 다르다. 루지는 내리막길을 내달리는 썰매 스포츠에서 왔다면 9.81파크의 카트와 트랙은 ‘그래비티 레이싱Gravity Racing’에서 왔다. 국내엔 다소 생소한 개념인 그래비티 레이싱은 해외에선 유명 자동차 브랜드에서 참가하는 대회가 열릴 정도로 차 애호가들에겐 인기 있는 솝박스soapbox라 불리기도 하는데 엔진이 없을 뿐 실제 차량과 유사하게 만들어진 카트를 탄다. 대회용 차는 최고 속도가 시속 164킬로미터까지 나올 정도인데 이를 일반인도 즐길 수 있도록 속도를 낮추고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 9.81파크의 카트다. 여기에 정보통신 기술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더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탑승자가 자신의 레이싱 기록을 확인 가능하며 다른 이들과 기록 경쟁을 즐길 수 있다.

 

9.81파크의 완성 조감도

9.81파크의 완성 조감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볼 수 없는 개념의 레이싱 파크이기에 실제로 경험해보기 전까진 속도를 가늠할 수 없었다. 차량은 초급 1인승(GR-E), 초급 2인승(GR-D), 상급자용(GR-X) 총 3가지가 있는데 각각 최대 속도가 시속 40킬로미터, 30킬로미터, 60킬로미터까지 낼 수 있다. 첫 번째 탑승 차량은 초급 1인승으로 기록은 1분 40초 남짓 나왔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는 랩타임뿐만 아니라 평균 속도, 최고 속도, 횡가속도 등이 기록되었다. 카트에 부착된 카메라로 주행 모습을 담아 경주 상황을 다시 볼 수도 있다. 나름 빠르게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최고 속도가 시속 21킬로미터였다. “일반 차량보다 지면과 가까워서 체감 속도가 더 빠르게 느껴집니다. 마치 실제 카레이싱을 즐기는 것 같죠?” 9.81파크를 개발한 모노리스의 김종석 대표는 안전성을 갖추면서도 속도감을 즐길 수 있도록 4년 동안 카트와 트랙을 개발했다. 카트 자체도 중요하지만 트랙의 경사와 회전 반경도 레이싱의 재미에 영향을 끼친다.

 

꾸준한 점검을 거치는 카트
꾸준한 점검을 거치는 카트

꾸준한 점검을 거치는 카트.

 

선공개 행사에는 초급 트랙 4개와 상급 트랙 1개를 준비했는데, 정식 오픈을 하면 난이도에 따라 4가지 코스의 10개 트랙을 갖추게 되므로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정식 트랙은 길이가 최장 768미터에서 최단 638미터로 코스 종류에 따라 다르다. 첫 번째 탑승에서 카트에 익숙해지고 나니 두 번째 탑승에선 기록을 만들고 싶었다. 상급 카트를 타기 위해선 1분 9초 안에 들어와야 했고 그래야 챔피언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었다(선공개 행사날 기준). 상급 카트는 초급용보다 속도가 빠르고 트랙 내에 속도를 더 낼 수 있는 부스터 구간이 있어 실감 나는 레이싱을 경험할 수 있다. 그날의 1등 기록은 1분 5초였고, 순위권과 무관한 나는 내 기록을 깨는 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출발과 함께 내리막길을 달리자 점점 속도가 붙었다. 첫 번째 회전 구간이 나왔을 땐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지만 점점 회전 반경이 늘어나 마지막 회전 구간에선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슬며시 밟았다. 온몸으로 속도가 느껴졌다. 결승 지점에 가까워지며 속도를 낮춰 멈춰 섰다. 레이싱이 끝나면 카트가 자동 회차를 하는데 그제야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오르막을 오르는 차에 앉아 저물어가는 하늘을 보았다. 가을이라 한창인 갈대밭과 멀리 보이는 바다, 그 위에 솟아 있는 비양도로 주홍빛 석양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불어오는 제주의 바람을 맞으며 9.81파크가 완성될 내년 봄이 빨리 오기를 바랐다.

 

 

 

<2018년 12월호>

 

에디터 권아름

포토그래퍼 전재호

취재 협조 모노리스 monoli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