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PEOPLE
LIFESTYLE - PEOPLE
산시성 면 요리 탐방

중국 산시성은 면 요리의 중심이다. 이곳에서 온 덕후선생의 셰프 지아오지앤화는 한국 사람들에게 본토의 면 요리를 그대로 선보인다.

 

덕후선생

홍콩의 세련된 바를 연상시키는 덕후선생. 오픈 키친에서 면 뽑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덕후선생

다양한 중국술을 비롯해 맥주, 위스키, 와인 등을 판매한다.

 

지아오지앤화 셰프

산서수랍면을 만드는 지아오지앤화 셰프.

 

중식 마니아를 위한 성지
요즘 서울에서 가장 뜨는 요리를 꼽자면 ‘중식’이다. 마니아층이 형성되며 점점 사람들도 본토의 맛에 가까운 중식을 찾고 있다. 청담동의 차이니스 비스트로 덕후선생은 이름처럼 중식 ‘덕후’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공간이다. 중국 각지의 요리를 현지 맛 그대로 만들기 위해, 현지 여러 지역에서 셰프들을 모셔와 음식을 선보인다. 베이징의 장인이 직접 설계한 화덕에 오리를 걸어 대추나무로 구워내는 베이징 오리나 현지 향신료를 그대로 사용한 소스를 곁들인 요리를 먹다 보면 마치 중국으로 여행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면 요리’다. 중국에서 면 요리로 가장 유명한 산시성山西省에서 무려 26년 동안 경력을 쌓아온 지아오지앤화焦建华 셰프가 만든다. 홍콩의 바를 연상시키는 몽환적이고도 세련된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오픈 키친에서 그가 반죽을 늘였다 줄였다 하며 면을 뽑아내는 광경이 펼쳐진다. “산시성에서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건 17세 때였어요. 중국의 요리 명장 왕지엔중 셰프에게 배워, 20세 때부터 헤드 셰프로 일할 수 있었죠.” 현지 면 요리 대회에서도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는 그는 일평생을 바쳐 연구했던 산시성의 면 요리를 그대로 한국에 선보이고 싶었다. 현재 덕후선생에서는 4가지 면을 선보이는데, 반죽을 결 따라 칼로 깎듯이 쳐내 만드는 ‘도삭면’, 반죽 양끝을 잡고 당겨 납작하게 만든 ‘차면’, 고양이 귀처럼 반죽을 눌러 빚은 ‘묘이면’, 산서 지방 전통 방식을 따라 꽈배기 모양으로 늘여 만든 ‘산서수랍면’이 그것으로 각 면에 맞는 조리법과 소스를 매칭해 요리를 만든다.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자장면이나 생일인 사람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주는 장수면 등은 메뉴판에 없지만, 낯선 요리를 맛보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덕후선생

각기 다른 면으로 만든 굴소스볶음면과 유발면.

 

중국 면 요리의 중심, 산시성
“중국에는 ‘세계의 면 요리는 중국에 있고 중국의 면 요리는 산시성에 있다世界面食在中国中国面食在山西’는 말이 있어요.” 중국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산시성의 면이 최고로 꼽히는 건 쫄깃한 식감에 있다. 그의 비법은 이 식감을 살리기 위해 반죽할 때 알칼리수를 넣는 것이다. 알칼리수로 반죽하면 글루텐 구조가 잘 형성되어 점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이 식감을 잘 느낄 수 있는 메뉴로 차면을 사용한 ‘유발면’을 만들어주었다. 간장과 고춧가루, 파기름만을 부은 비빔면으로 소스는 간단해 보이나 찰기 있는 면의 특징이 도드라지는 맛이었다. 이어 내어준 ‘굴소스볶음면’은 손톱 반만 한 묘이면을 잘 볶아 불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여기에 농밀한 맛까지 더해져,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아직 오픈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3000년 역사를 지닌 산시성의 다양한 면을 선보이진 못했지만, 중국 사람들조차 모르는 산시성의 면 요리를 더 보여주고 싶어요.” 그는 최근 개발 중인 소라면과 가위면도 미리 준비해 보여주었다. 오이와 토마토, 시금치 등으로 색을 내 먹기에 아까울 정도로 고왔다. “면 요리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강한 맛을 지닌 음식을 좋아해, 덕후선생의 쓰촨식 마라새우나 후난 지역의 쯔란 갈비튀김을 즐겨 먹어요.” 두 음식 모두 술과도 궁합이 좋은데 중국술 외에 맥주나 위스키, 와인과도 의외의 궁합을 이룬다. 중국술 베이스의 가벼운 칵테일도 있어 식사 겸해 간단히 술을 마시기에도 제격이다. 취재를 하는 날에도 그는 신메뉴를 만들고 이를 직원들이 함께 나눠 먹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음식을 먹고 즐기는 사이에 새 메뉴가 탄생했다. 진정으로 중식을 즐기는 ‘덕후’인 그에게서 언뜻 ‘스부師父(중국에서 셰프를 부르는 말)’의 모습을 보았다.

 

 지아오지앤화 셰프의 중국 산시성 미식 여행법
“강수량이 적은 지역인 산시성은 물이 많이 필요한 벼농사보다 밀 농사가 발달했습니다.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밀가루로 만든 요리가 발달했죠. 산시성에선 면을 찌고 튀기고 끓이고 굽고 삶고 지지고 볶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요리를 만들어요. 조리법이나 소스에 따라 각기 다른 맛과 풍미를 경험할 수 있으니, 여러 방식으로 만들어진 요리를 다양하게 맛보며 그 맛의 차이를 느껴볼 것을 권합니다. 그 차이를 구분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재미있을 거예요.”

 

 

산시성

© Ben Bender

 

산시성

© 牛糞

 

ShanXi
산시성은 ‘누들 로드’의 시작점이다. 황허문명의 탄생지이자 진나라, 한나라 시절 중요한 도시 역할을 한 곳으로 음식 문화도 오랜 역사에 맞춰 발달했다. 대륙성 계절풍기후로 사계절 내내 건조하며, 중국에선 일조량이 가장 많아 밀 농사가 활성화되었는데, 그로 인해 밀 요리가 발달했다. 지금도 전통문화를 잇는 사람들이 많아 오랜 세월 이어져온 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면 요리 외에 밀가루 빵을 찢어 양고기 탕에 넣어 먹는 양러우파오모도 별미다. 성도는 타이위안太原으로 진나라 때 만들어진 사당인 진사, 이곳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산시성박물관 등이 있다.

 

 

<2019년 2월호>


에디터 권아름
포토그래퍼 강신환
취재 협조 덕후선생 02-514-3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