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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소설가 안드레스 솔라노의 낯선 여행

낯선 서울을 여행하듯 살아가는 콜롬비아의 소설가 안드레스 솔라노가 자신의 고향 콜롬비아 보고타를 여행하는 법을 안내한다.

 

안드레스 솔라노

“한국에서 이방인으로 살다 보면, 어떨 땐, 납으로 된 옷을 입은 것만큼 무겁다.” 콜롬비아 보고타 출신의 소설가 안드레스 솔라노Andrés Felipe Solano Mendoza는 한국살이를 담은 에세이 <한국에 삽니다>에서 이방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이렇게 썼다. “이것이 바로 콜롬비아에 살았을 때 그토록 바라던 것이다.” 다소 부정적으로 느껴진 문장 뒤에 따라온 반전의 고백이다. 콜롬비아에서 <흔들리는 외줄 위에서 써 내려간 메모들Corea: apuntes desde la cuerda floja>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이 책은 1년간의 서울 정착기를 일기 형식으로 썼다. 이 책으로 그는 2016년 콜롬비아 도서관 소설 문학상을 받았다. 이 책을 아내인 이수정이 번역해 지난 10월 말 한국에서 출간했다.


그를 만난 곳은 경리단에 있는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 경리단은 그가 살고 있는 곳이자 책의 주요 배경이 되었던 동네로 그가 장소를 추천했다. “이태원 안에서 가장 평화로운 곳이에요. 서울이 훤히 보이죠.”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부군당 앞에서 만난 그는 추위에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는 문화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처음 서울을 찾았을 때 아내를 만났다. 이후 콜롬비아와 스페인에서 살다 한국에 다시 왔다. “이태원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살아가며 복합적인 문화를 만드는 동네예요. 스물한 살에 뉴욕에서 살았던 때를 떠올리게 하죠.” 처음엔 처가가 있는 부산에서 살다 2013년 겨울 본격적으로 이태원에서 살기 시작했다. “이 책을 쓸 당시엔 불안감이 컸는데 비로소 불안감을 덜었어요. 일정한 직업도 생겼고 글을 쓸 시간도 갖게 되었으니까요.” 엑스트라 배우로, 라디오 진행자로 일하며 서울에 거주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는 현재 한국문학번역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이번 책과 함께 세 번째 장편소설 <네온사인의 공동묘지Cementerios de Neón>도 썼다. “한국전쟁에 관한 이야기로, 한국에 살고 있는 덕분에 쓸 수 있었죠.” 그는 영국 문학 잡지 <그랜타>에서 ‘스페인어권 최고의 젊은 작가 22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에세이에서 냉소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문체를 맛본 덕에 국내에 아직 번역되지 않은 그의 소설이 궁금해졌다.


서울과 부산뿐만 아니라 뉴욕,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살라망카 등에서 살았던 그는 여행도 즐긴다. “여행은 모두 저마다 의미를 지니는 것 같아요. 올해는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을 다녀왔는데 자연과 문화 모든 것이 놀라웠어요.” 평소 여행 스타일을 묻자 그는 최근에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했다. “딱 하나 지키는 철칙은 짐을 가볍게 가져가는 것. 여행지에서 사진집을 사기 때문에 돌아올 땐 가방이 무척 무거워지거든요.” 사진집을 수집하는 건 이방의 소설가가 낯선 도시를 그만의 시선으로 읽어내는 방법이다. “이런 추운 날엔 소주를 마셔야 해요.” 다음번엔 소주를 마시며 수집한 사진집을 보여주겠다는 소탈한 그의 제안이 반가웠다.
 

 

산타클라라 뮤지엄

© Mario Carvajal

 

국립박물관

보고타의 구시가지 라 칸델라리아에는 박물관이 모여 있다. 산타클라라 뮤지엄과 국립박물관 내부다. © Mario Carvajal

 

1 BEST TIME TO GO 언제 갈까
적도 부근에 위치해 열대기후의 특성을 지닌 콜롬비아는 고도에 따라 각 지역의 기후와 식생이 달라진다. 콜롬비아 한가운데 위치한 보고타는 해발 2650미터 높이에 있는 고원 도시로 일교차가 큰 편이다. 낮에는 연평균 15~20도, 밤에는 5~10도 정도로 차이가 크다. 건기와 두 번의 우기로 계절이 나뉘는데 우기는 3~5월, 10~12월이다. 우기와 가장 더운 시기인 7월을 제외하곤 여행하기 좋은데, 특히 1월은 우리의 봄가을 날씨와 비슷하다.

 

2 TRANSPORTATION 어떻게 갈까
 FLIGHT  아메리칸항공은 서울에서 콜롬비아 보고타의 엘도라도국제공항으로 가는 경유 1회 항공편을 매일 운항한다. 미국 댈러스나 마이애미를 경유하는데, 댈러스를 경유하는 항공편의 소요 시간이 가장 짧다. 환승 시간을 포함해 19시간 40분쯤 걸린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 아에로멕시코 등에서 1회 경유 항공편을 운항한다.
 BICYCLE  콜롬비아 정부에선 보고타의 혼잡한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자 자전거 도로를 확충했다. 그 덕분에 현지인 대부분이 자전거를 타는데, 특히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차의 통행을 막고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도록 한다. 일명 ‘시클로비아Ciclovia’로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한다. 도시 곳곳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으며,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보테로 뮤지엄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화가 보테로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보테로 뮤지엄. © Mario Carvajal

 

3 ITINERARY 여행 일정
‘남미의 아테네’ 보고타를 여행하려면 기본 10일 정도가 필요하다.
 DAY 1  첫날은 가볍게 카페를 찾을 것을 권한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왔을뿐더러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적응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카페 어디에서든 세계적으로 유명한 콜롬비아 커피를 마실 수 있는데, 현지에서 가장 유명한 체인 카페가 후안 발데스Juan Valdez다. 콜롬비아 곳곳에서 생산된 원두를 모아 판매하는 아사르Azahar도 인기 있다. 보고타에 2곳의 지점이 있다.
 DAY 2~4  보고타 여행은 구시가지인 라 칸델라리아La Candelaria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보고타에서 가장 오래된 중심지로 스페인 식민지 시절의 건축물이 남았다. 대부분은 박물관으로 사용 중인데 보고타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황금 박물관, 보테로 미술관도 있다. 안드레스 솔라노가 추천한 콜로니얼 아트 박물관Museo de Arte Colonial은 규모는 작지만 16세기부터 식민지 시대까지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DAY 5~7  도시를 걷다 보면 화려한 그래피티로 장식한 골목을 마주할 수 있다. 보고타에선 그래피티가 합법화되어 수준급의 벽화를 만날 수 있다. 라 칸델라리아 지역이나 다운타운의 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 도보 투어 프로그램도 있다. 주요 그래피티와 이를 둘러싼 동네에 관한 소개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매일 2회 진행한다. 홈페이지(bogotagraffiti.com)를 통해 사전 예약할 수 있다. 그래피티 투어 외에 커피 투어나 역사 투어, 살사 클래스 등도 진행한다.
 DAY 8~10  보고타 주변에는 콜롬비아의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도시들이 있다. 암벽등반을 즐길 수 있는 수에스카Suesca, 보고타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 소포Sopó, 커피 투어를 할 수 있는 푸사가수가Fusagasugá 등 보고타를 거점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팔로케마오 시장

각종 과일을 파는 팔로케마오 시장. © Mario Carvajal

 

아히아코

닭과 감자를 넣어 끓인 아히아코. © ProColombia

 

4 DINING 무엇을 먹을까
국물 요리인 아히아코Ajiaco는 남미의 나라 전반에서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주로 감자와 콩 같은 채소를 넣고 끓이는데 보고타는 여기에 닭고기를 넣는다. 감자를 넣어 점성이 있는데 여기에 슬라이스한 아보카도를 얹어 먹는다. 보고타의 음식 문화를 알기 위해선 팔로케마오 시장Plaze de Paloquemao을 추천한다. 오래된 재래시장으로 각종 채소와 신선한 과일, 알록달록한 꽃을 판매한다. 국내에선 보기 힘든 열대과일을 저렴한 가격에 마음껏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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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MBIAN EXPRESSION 콜롬비아 사람들의 표현법
콜롬비아 사람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서 이렇게 표현한다.

“별로야”, “마음에 들지 않아” 오른손을 가슴 아래쪽에 둔 채 흔든다. 손가락을 모두 편 상태에서도 하지만 엄지와 검지, 중지 정도만을 편 채 흔들기도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나 좋지 않은 기분을 드러낼 때 하는 표현이다. 

 

 

<2019년 1월호>


에디터 권아름
포토그래퍼 강신환
취재 협조 은행나무 ehbook.co.kr
사진 제공 프로콜롬비아 procolombia.co Mario Carvajal www.mariocarvaj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