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PEOPLE
LIFESTYLE - PEOPLE
탐험하는 음악가, 하림

하림은 음악으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지금의 탐험가다.

 

하림

마감을 앞둔 신문사 기자실에서 하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에어비앤비 트립과 한겨레가 함께하는 ‘기자실 라이브’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Q 기자실에서 라이브,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관객을 등 뒤에 두고 하는 공연은 확실히 색다르죠. 오늘 두 번째인데, 처음보다는 익숙해졌어요.
Q 공간이 주는 긴장감도 있었을 것 같아요. 마감을 앞둔 기자실이 이렇게 바쁘다는 걸 와보지 않으면 모르죠. 바쁜 현대인의 삶을 대변하는 상황에서 공연하는 것. 그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해요.
Q 에어비앤비 트립을 통해 온 관객들도 함께했어요. 덕분에 눈 맞출 곳이 있었어요. 박수도 쳐주셨고. 지난번 공연엔 다들 제 뒤통수만 보셨거든요.
Q 그동안 여행자의 입장이었다면 오늘은 여행 온 분들을 맞아주는 역할이었는데, 소감이 남달랐겠어요. 제 공연도 있었지만 공간이 특별했죠. 외국분들도 계셨는데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같은 걸 생각하셨겠죠? ‘한국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구나’  하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보시지 않았을까요?
Q 개인적으로도 여행을 자주 다니시죠? 네. 최근엔 결혼식을 폴란드에서 했어요. 그단스크라는 도시에서 기대하던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면서.
Q 그단스크 오케스트라 공연처럼 음악이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하나요? 예전에는 그랬죠. 제가 소속된 블루카멜앙상블이라는 밴드의 음악도 아프리카에 다녀와서 만든 거거든요. 세계의 민속 악기와 우리 국악 사이의 앙상블을 찾는거죠. 최근엔 프리다이빙에 빠져서 음악 고민은 내려놨어요.

 

 

하림

마감을 앞둔 기자실에서 라이브를 하는 하림.

 

Q 아프리카에 악기 보내는 일도 하고 계시죠? ‘기타 포 아프리카’라는 프로젝트예요. 몇 년째 꾸준히 하고 있어요. 그들은 악기가 없어도 노래를 하지만, 있으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으니까요. 최근에는 다른 지역으로도 보내요. 이를테면 율법 때문에 음악이 금지된 나라들로요. 음악은 우주의 언어인데, 인간이 금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죠. 사회운동처럼 거창한 게 아니라 인간으로서, 억압들로부터 해방되었으면 하기 때문에 악기를 보내요.
Q 여행지에서 영감을 받은 경험, 또 있나요? 쿠바에 갔다가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어요. 의료 시설이 잘되어 있는 편인데도, 외국인이니까 번거롭고 어렵더라고요.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은 어떻게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나 찾아봤죠. 무료 진료소가 있는데, 거기에서 함께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국경 없는 음악회’를 만들었어요. 제가 공연을 하는 건 아니고, 그들로 하여금 모국어를 말하게 하고, 가족의 얘기를 하게 하고, 고향의 노래를 부르게 하죠. 자부심을 심어주고 응원하기 위함이에요.
Q 이렇게 보니, 하림이라는 음악가는 음악의 장벽을 낮추는 사람이네요. 일련의 활동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누군가에게 그런 생각이 한 번이라도 들게 했다면 감사한 일이죠. 더 중요한 건 내가 여행하며 가져온 영감이 다시 그들에게 도움으로 돌아가는, 선순환을 만드는 거예요. 악기나 음악회 같은 건 상징적인 매개체일 뿐이죠.

 

 

하림

Q 방송에서처럼 여행하며 버스킹도 하시나요? 저는 낯선 곳에서 하는 공연을 더 즐겨요. 낯선 사람에게 “이런 음악도 있다”고 얘기하고 싶은 마음.  그게 꼭 사명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오히려 버스킹할 때 더 겸손해지죠. 누구든 원하면 오고 원하지 않으면 떠날 수 있는 무대잖아요.
Q 음악가로서 하림의 다음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우리 할머니 고향, 해남이오. 해남의 폐촌에서 공연할 예정이에요. 제목이 ‘할머니의 바다’인데, 폐허에서 예술이 하는 역할을 고민하는 ‘도하 프로젝트’의 한 갈래예요. 관객 수는 적지만 ‘내 음악이 이렇게도 쓰이는구나’ 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어요. 음악이 로컬로 걸어 들어갔을 때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공부도 돼죠.
Q 그렇다면 여행자로서의 다음 여행지는요? 다이빙 가고 싶어요. 얼마 전 제주에 갔을 때, 다이빙 내내 폭우가 내려서 너무 섭섭했거든요(웃음).

 


<2019년 10월호>


에디터 송혜민
포토그래퍼 김병윤
취재 협조 에어비앤비 www.airbnb.co.kr 한겨레 ww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