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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 ART & CULTURE
꽃으로 발견하는 취향 아보리스타

플라워 스튜디오 아보리스타에 들어서면

마치 영국 소도시로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든다.

 

 

아보리스타

봄이 다가오면 집에 꽃을 들이고 싶어진다. 화병에 담긴 꽃다발 하나만으로도 집 안 분위기가 화사해지기 때문이다. 올봄엔 이왕이면 직접 고른 꽃을 화병에 담고 싶었다. “꽃은 활짝 폈을 때도 예쁘지만 시들어가는 모습도 예뻐요.” 플라워 스튜디오 아보리스타Arbourista의 대표 박혜림은 ‘식물에 빠진 사람’이란 뜻을 지닌 스튜디오 이름에 꼭 들어맞았다. 그녀가 진행하는 원데이 클래스 ‘Talk to you through flowers’는 이렇게 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보리스타

약 4시간으로 이뤄진 수업은 2가지 내용으로 진행되는데, 첫째는 기본적인 정보와 테크닉이고 둘째는 마음에 드는 꽃을 선택해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꽃다발을 만든다. “정원을 최대 2명밖에 받지 않는데,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죠.” 꽃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수업이기에 서로를 더 알고 싶은 친구나 연인이 함께 듣기 좋다. 차를 마시며 시작한 기본 수업은 꽃의 학명과 형태에 따라 이름을 읽는 법부터 배운다. 꽃 도감을 펼쳐 차례로 설명했다. “꽃의 형태와 색을 알아야 예쁘게 디자인할 수 있어요.”

 

핸드타이드 플라워를 만들 땐 거울에 꽃을 비춰보며 디자인을 잡는다.

핸드타이드 플라워를 만들 땐 거울에 꽃을 비춰보며 디자인을 잡는다.

 

이어 꽃을 다듬고 보관하는 법을 들은 뒤 스파이럴 방식으로 만드는 핸드타이드 플라워 실습을 했다. 스파이럴은 중심이 되는 꽃을 손으로 잡은 채 다음 꽃을 같은 방향으로 계속 더하는 방식이다. “본격적인 수업은 두 번째부터예요.” 여러 장의 꽃 디자인 시안을 테이블 위에 펼쳤다. 그중 보랏빛 작은 꽃이 있는 들판 사진을 고르자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꽃다발을 살 때 예쁘다는 생각은 해보았지만 왜 그 디자인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플라워 디자인은 모양과 사이즈, 색감 등이 중요한데 저는 감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라 일단 주절거리다 보니 하나둘 시안을 보고 든 감정이 튀어나왔다. 그 감정은 최근의 내 생각이나 기분과 닿아 있어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론 후련했다.

 

 

선택한 꽃과 소재를 종이에 붙여 이름을 적고 이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렇게 시안이 결정되면 5~6가지 정도의 꽃을 고르게 되는데 이때도 마찬가지로 선택한 이유를 답한다. 수강생이 먼저 고르면 그와 어우러질 꽃을 플로리스트가 고른다. 첫 번째 고른 꽃인 니겔라Nigella를 하얀 종이 위에 붙이고 이름을 적었다. 자세히 살펴보며 이름까지 적으니 온전히 내 꽃이 된 듯했다. 자유롭게 골랐다고 생각했는데 한 손에 쥔 꽃들은 모두 비슷했다. “자신의 성향과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기에 함께 수업을 들어도 다른 디자인의 꽃을 만들어내죠.” 도움을 얻어 직전에 배운 핸드타이드 플라워를 만들었다. 꽃송이가 작지만 초록빛이 감돌아 생명력이 느껴졌다. “물에 꽂아 천천히 말리면 꽃이 하루하루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완성된 꽃다발을 보니 내 취향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스파이럴이 잘되면 꽃이 혼자서도 선다.

스파이럴이 잘되면 꽃이 혼자서도 선다.

 

아보리스타
플라워 스튜디오 아보리스타에 들어서면 마치 영국 소도시로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든다. 베이지색 벽과 나무로 된 창, 그 너머로 보이는 정원은 모두 대표인 박혜림의 감각이 담겼다. 영국의 프로페셔널 플로리스트리에서 수학하고 런던의 유명 플라워 숍에서 일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은 꽃 디자인과 가드닝을 선보인다. 수업은 비정기적으로 진행되는데 인스타그램에 공지된다. 기술보단 만드는 사람의 취향과 감정을 함께 찾는 데 집중하는 수업이다.


LOCATION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36길 30
WEB www.instagram.com/arbourista

 

 

 

<2018년 4월호>

 

에디터 권아름

포토그래퍼 강신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