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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만나는,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베트남에서 호사를 누릴 자유①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정원의 온실 같은 레스토랑 르 클럽 바Le Club Bar.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수영장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지어진 지 100년이 넘은 메트로폴 윙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다.

 

베트남을 꽤 자주 들락거렸으면서 하노이는 초행이었다. 내게 하노이는 미국의 워싱턴 DC 같은 느낌이랄까. ‘미국 여행’ 하면 수도인 워싱턴 DC보다 뉴욕이나 LA를 먼저 떠올리는 것처럼, 베트남 여행을 계획할 때 하노이를 가장 먼저 떠올린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한창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북미정상회담 덕에 호기심이 동했다.


하늘을 날아 하노이로 향하고 있을 즈음, 한국은 임박한 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층 떠들썩했다. 나 역시 최신 소식이 궁금했기에 호텔로 이동하며 데이터를 연결하고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다. “회담 장소로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유력”, 이전부터 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던 호텔이 다시 기사에 이름을 올렸다. 놀라운 것은 지금 향하고 있는 호텔이 바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라는 거다. 나는 역사적인 이벤트가 열릴 장소로 가고 있었다.


호텔에 도착하자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1901년 지어진 호텔은 도시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봐 왔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역사 앞에 서 있다. 호텔은 구관인 메트로폴 윙과 신관인 오페라 윙으로 분리된다. 메트로폴 윙은 프랑스 식민 시절의 양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 호텔 자체가 7층 규모로 너무 높지 않고, 건물로 둘러싸인 중정도 있어 전체적으로 아늑하고 단정한 모습인데, 그 나름대로의 여유로운 멋이 느껴졌다. 객실은 총 364개로, 메트로폴 윙과 오페라 윙의 객실은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1920년대 프렌치 감성과 인도차이나 특유의 인테리어를 느끼고 싶다면 메트로폴 윙을, 현대적인 분위기가 좋다면 오페라 윙을 선택한다.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폭격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공호.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바 안젤리나의 시그니처 칵테일.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스코티시 스타일의 위스키 바, 안젤리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세심하고 배려 넘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르 스파 뒤 메트로폴.

 

짐을 풀자마자 찾아간 곳은 역사 투어다. 이른바 역사의 길 투어Path of History Tour다. 메트로폴 윙 로비 옆쪽에 위치한 역사의 길Path of History부터 호텔 내부에 있는 방공호까지 둘러보는 코스다. 호텔에 묵는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매일 오후 5시와 6시 두 차례 진행된다. 하노이의 근현대사를 함께한 호텔의 개관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비롯해 이곳을 찾은 유명 인사들의 면면을 살피며 방공호로 이동했다. 수영장 옆에 입구가 보인다. 초록색 보호 모자를 쓰고 내려가면 좁고 습하고 낡은 방공호가 나타난다.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은 베트남 전역에 무차별적인 폭격을 가했는데, 이를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공호다. 방공호 안 가장 깊숙한 방에서는 가수이자 인권운동가인 존 바에즈Joan Baez의 음악을 듣는다. 1973년 발표한 곡 <Where are you my son?>이다. 이 호텔에서 작업했는데, 전쟁 당시 참혹했던 폭격 소리가 함께 녹음되어 있다. 투어를 진행한 가이드는 “잊어선 안 되는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곳”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투어가 끝나고는 곧장 예약해둔 스파로 향했다. 수영장 양옆에 있는 2개의 유리 온실 같은 건물 중 바깥쪽 건물은 르 클럽 바Le Club Bar이고 안쪽 건물이 르 스파 뒤 메트로폴Le Spa Du Metropole이다. 스파에서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세심하고 배려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몸을 노곤하게 풀고는 안젤리나Angelina로 걸음을 옮겼다. 스코티시 스타일의 위스키 바로, 수준급 바텐더가 만들어내는 칵테일로 남은 피로마저 털어버릴 생각이었다. 이 바에서는 최상의 재료를 사용한 유러피언 다이닝도 선보인다. 프렌치 퀴진을 내는 르 볼리외Le Beaulieu와 베트남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스파이시스 가든Spices Garden 레스토랑도 있다. 내일이면 떠나야 하는 일정이라 다 맛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짧은 밤, 하노이의 과거를 걸으며, 앞으로 새롭게 쓰일 역사를 생각하며 칵테일을 마셨다.

 


<2019년 5월호>


에디터 송혜민
취재 협조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www.sofitel-legend-metropole-hanoi.com 베트남항공 www.vietnamairlin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