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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휴양의 조건,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도시와 자연을 넘나들며 말레이시아의 두 얼굴을 마주했다. 세련된 대도시의 라이프스타일과 완벽한 휴양지의 하루가 매일 빈틈없이 이어졌다.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와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가 이 여정의 주역이었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배를 타고 맹그로브 숲으로 떠나는 길.

 

쿠알라룸푸르 북서쪽, 타이와 국경을 접한 말레이시아 북단에 ‘안다만해의 진주’라 불리는 랑카위가 있다. 1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이 아담한 군도는 동남아시아의 여타 휴양지와는 또 다른 날것의 매력이 가득하다. 5억 년의 비밀을 간직한 열대우림이 전체 면적의 65퍼센트를 이루는 데다 서식하는 조류만 220여 종에 달하는 오롯한 생태의 섬. 동남아시아 최초로 지정된 유네스코 지질공원 역시 이곳 랑카위에 위치한다. 그뿐인가, 산호초로 둘러싸인 초록빛 바다와 맹그로브 숲이 우거진 늪지대, 산악지대의 정글까지 골고루 갖춘 덕에 사시사철 여행객이 끊이지 않는 말레이시아의 대표 휴양지이기도 하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탄 지 1시간쯤 지나자 이내 녹음이 짙게 우거진 무수한 섬이 창문 너머로 내려다보였다. 이제 공항에 내리면 다시 차를 타고 30분가량 섬 안쪽을 파고들어야 한다. 이번 목적지는 탄중루 해변 북동쪽에 위치한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최근 레노베이션한 말레이시안 레스토랑 이칸이칸.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체크인하며 잠시 쉬기 좋은 리셉션.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가 대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복합문화공간이라면,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는 원시의 섬 한가운데 숨은 작은 휴양 낙원이다. 2005년 말레이시아 고유의 지형과 문화에 포시즌스의 브랜드 가치를 더한 리조트로 처음 문을 열었는데, 오픈 당시부터 독특한 건축양식과 럭셔리한 부대시설로 남다른 주목을 받았다. 특히 빌라와 파빌리온으로 나뉜 91채의 객실이 각 투숙객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존중하도록 배치되어 커플 혹은 가족 단위 여행객을 사로잡았다. 깊고 고요한 천연의 섬에서 완벽히 휴양에만 매진하는 하루. 체크인을 마친 뒤 버기를 타고 객실로 이동하는 사이, 그 ‘완벽한 휴양’이란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시각적으로 먼저 체험했다. 나무와 돌, 물과 빛으로 가득한 세상이 구불구불, 눈앞에 끝도 없이 펼쳐졌다. 리조트가 아니라 원시림 자체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 날것 그대로의 자연이 어찌나 순식간에 인간의 몸과 마음을 감싸 안는지,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대도시 고층 빌딩 숲 한복판에 있던 스스로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좀 더 인상적이었던 건 그런 자연과 어우러진 중후한 건축양식이었다. 실제 스페인 알람브라궁전을 모티브로 북아프리카풍 무어 양식에 아시아, 인도, 아라비아, 모로코 스타일을 혼합한 이국적 건축물들이 랑카위의 울창한 열대우림과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자연 및 직물 텍스처에서 착안한 인테리어 역시 실링 팬과 원목 발, 수제 거울, 아치 형태의 대형 욕조와 어우러져 자연주의적 감성을 극대화했다. 객실 문을 열고, 캐리어를 구석에 내려놓고, 침실을 지나 욕실을 한 바퀴 둘러보는 순간까지,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낮은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클라파 그릴에서 맹그로브 세트 메뉴를 즐길 수 있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어덜트 콰이어트 풀.

 

사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의 가장 큰 매력은 굳이 따로 뭘 하거나 보려 나서지 않고 리조트 내 액티비티 프로그램만 충실히 골라도 랑카위 여행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다는 거다. 대표적인 예가 맹그로브 사파리 투어나 정글 트레킹처럼 리조트 전속 자연학자와 함께 유네스코 지질공원 일대를 도는 투어. 물론 테니스 코트에서 무료 레슨을 받거나 낚시, 양궁, 비치발리볼 등의 가벼운 리조트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고, 카야킹이나 세일링, 스쿠버다이빙, 윈드서핑 등 리조트 밖에서 이뤄지는 해양 스포츠 액티비티도 다양하다. 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찾아 랑카위까지 온 이라면 그저 선베드에 누워 시시각각 달라지는 해변의 풍광을 감상하거나 안다만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인피니티 에지 풀에 몸을 담근 채 남국의 무더위를 씻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 실제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는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휴양을 만끽하는 여행객으로 가득했다. 어떤 이들은 자전거를 빌려 하루 종일 리조트 구석구석을 탐험했고, 또 어떤 이들은 쿠킹 클래스를 신청해 말레이시아 전통 요리를 배웠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자면, 이 호화로운 지상낙원에서의 일정이 단 하루. 그렇기에 어느 한순간도 허투루 보낼 수 없었다. 단순히 액티비티를 많이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고른 첫 번째 프로그램은 랑카위의 아침과 함께 시작하는 ‘선라이즈 요가’. 오전 7시 30분경, 스파 트리트먼트 시설인 지오 스파Geo Spa에서 요가 강습이 시작됐다. 생각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뻣뻣한 팔다리가 못내 아쉽긴 했지만, 1시간가량 열심히 강사의 동작을 따라 하다 보니 조금씩 몸의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 지중해식 레스토랑 ‘세라이Serai’의 조식 뷔페에서 좀 거한 아침 식사를 즐긴 뒤 곧장 맹그로브 사파리 투어를 나섰다. 오며 가며 만난 투숙객들이 한결같이 “꼭 해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의 간판 액티비티였다. 투어는 ‘지오파크 디스커버리 센터’에서 리조트 전속 자연학자를 만나는 것부터 시작됐다. 랑카위의 유네스코 지질공원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은 뒤 배를 타고 해양으로 나가 맹그로브 숲 일대를 탐험했다. 물고기에게 산란 장소와 은신처, 먹이를 제공하고 태풍이 왔을 땐 방풍 역할까지 하는 맹그로브 숲은 이곳 해안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라고 했다. “2005년 동남아시아 전역에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도 랑카위만큼은 맹그로브 숲이 방파제 역할을 해준 덕분에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어요.” 자연학자와 투어 후 레스토랑 ‘클라파 그릴Kelapa Grill’에서 함께 맹그로브 세트 메뉴(맹그로브 숲 일대에서 수확하거나 낚은 식재료로 선보이는 메뉴다)를 즐기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말레이시아인으로서 또 자연학자로서 이 섬의 생태학적 가치에 대해 깊은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가 말하는 랑카위의 자연에 대해, 인간이 지켜내야 할 더 많은 것들에 대해 여러 생각이 홀로 이어졌다. 식사 후 다시 지오 스파를 찾아 전통 말레이사아 스타일의 스파 트리트먼트를 체험하고, 저녁 시간까지 막간을 이용해 어덜트 콰이어트 풀을 배회하다가 해 질 무렵 ‘루 바Rhu Bar’로 향했다. 날이 흐려 그리 선명한 일몰을 감상하진 못했지만, 히비스커스를 넣은 칵테일 한 잔을 앞에 두고 해변의 적요를 즐기는 순간이 무척이나 황홀했다. 마지막 식사 장소는 전통 말레이시안 레스토랑 ‘이칸이칸Ikan-Ikan’으로 정했다. 로컬 재료와 해산물을 이용해 다양한 향토 요리를 선보이는 이곳은 얼마 전 새 단장을 마친 뒤라 한층 쾌적하고 깔끔했다. 고풍스러운 원목 구조의 테라스가 해변 산책로를 마주한 가운데, 오픈 키친에서 젊은 로컬 셰프가 사테(동남아시아식 꼬치구이)를 굽고 있었다. 지글지글 맛있는 냄새가 사방에 진동했다. 테라스에 앉아 요리가 나오길 기다리며, 랑카위의 까만 밤을 바라보았다. 이 섬에서의 하루는 순간 같기도, 영원 같기도 했다. 쿠알라룸푸르와 랑카위에서 보낸 지난 며칠이 마치 꿈인 듯 아득해졌다.

 

 

<2019년 1월호>


에디터 류현경
취재 협조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 www.fourseasons.com/kualalumpur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www.fourseasons.com/Langkawi
에어아시아 www.air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