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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셰프, 알랭 뒤카스 앳 모르페우스

마카오로 통하는 미식의 문을 열다, 호텔 모르페우스①

 

알랭 뒤카스 앳 모르페우스

보야지 바이 알랭 뒤카스 입구에 위치한 보야지 바.

 

알랭 뒤카스 앳 모르페우스

모르페우스는 독특한 외관으로 마카오의 이정표 노릇을 톡톡히 한다.

 

“오! 저기 보이네요, 역시 자하 하디드Zaha Hadid!” 마카오 공항에서 호텔 셔틀버스를 탄 지 10분이나 지났을까? 누군가 소리쳤다. ‘리틀 라스베이거스’라고도 불리는 코타이 하늘 아래 범상치 않은 철제 건축물이 오만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모르페우스Morpheus였다. 지난 6월 오픈한, 마카오에서 가장 핫한 이 호텔의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꿈의 신’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DDP를 설계했으며 파격과 개성이 넘치는 결과물로 유명한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마지막 작품이 된  호텔 모르페우스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위대한 건축가이자 발상이 뛰어난 소품 디자이너였던 자하 하디드의 아이덴티티는 모르페우스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창과 빛이 압도하는 로비, 2개의 건물을 나란히 세우고 21층과 30층을 연결 브리지로 활용한 동선의 미학, 객실을 제외한 모든 호텔 시설을 뷰로 감상할 수 있는 노출 엘리베이터까지 투숙 기간 내내 거대한 박물관을 관람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호텔 규모와 구조에 감탄하는 사이 에펠탑을 짓는 데 들어간 것보다 4배나 많은 연철과 올림픽 경기용 수영장을 28개 이상 지을 수 있는 시멘트가 사용되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어진다.

 

 

알랭 뒤카스 앳 모르페우스

소파와 테이블, 욕조에서도 자하 하디드의 터치를 느낄 수 있는 객실 내부.

 

모르페우스를 방문한 사람은 3명의 거장을 만날 수 있다. 호텔에 들어서기도 전에 만난 자하 하디드, 18개의 <미쉐린 가이드> 스타와 전 세계 23개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스타 셰프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 그리고 프랑스 최고의 파티시에로 꼽히는 피에르 에르메Pierre Herme이다.


호텔 3층은 온전히 뒤카스의 공간으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전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캐주얼 레스토랑, 바bar로 구성되었다. 그중 마카오 최초의 알랭 뒤카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인 ‘알랭 뒤카스 앳 모르페우스(이하 ‘앳 모르페우스’)’는 프렌치 컨템퍼러리 메뉴를 제공하는, 요식업계 전문가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레스토랑이다. 프랑스의 거장 셰프가 아시아 고객에게 자신의 요리를 선보이고자 마련한 이 공간은 웅장하되 프라이빗하다. 중국식 정원에서 영감을 받은 균형감과 고요함이 인상적이다.

 

 

알랭 뒤카스 앳 모르페우스

어린 당근과 생강을 곁들인 송아지 스테이크.

 

알랭 뒤카스 앳 모르페우스

빛과 창, 노출 엘리베이터로 이루어진 호텔 로비.

 

브리오슈와 미니 바게트, 그리고 정통 가염버터가 담긴 브레드 트롤리(작은 수레)가 등장하면서 디너가 시작되었다. 알랭 뒤카스의 모든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디너 도중 세 번의 트롤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샴페인 트롤리, 빵과 버터 트롤리, 디저트 트롤리가 그것이다. 차갑게 냉동한 작은 사기 볼 위에 두껍게 빚어내듯 썰어 올린 버터는 식사가 끝날 때까지 녹지 않고 신선한 상태를 유지했다. 해초 가루 한 점, 얇은 어란 조각도 결코 놓칠 수 없는 맛을 전하는 스타터에 이어 다음 코스가 진행됐다. 뒤카스를 위해 중국 천도호에서 양식했다는 캐비어와 프랑스에서 공수한 푸아그라에서 정점을 찍은 메뉴는 어린 송아지 스테이크로 이어졌다. 디저트 또한 예사롭지 않다. 식기로 사용한 마다가스카르산 카카오 빈의 껍데기에는 뒤카스 전용 초콜릿 공방에서 제작한 초콜릿과 일본산 메밀이 담겨 있었다. 프랑스 파리와 니스에서 몇 년씩 근무했다는 서버들은 코스마다 마치 군무를 추듯 절도 있게 서빙했다. 식사가 끝날 때까지 한 사람당 최소 15개의 접시와 그 이상의 커틀러리를 사용했다. 모두 독특했고, 그 디자인마다 각각의 이유가 있었다. 알랭 뒤카스는 자신의 요리에 적합한 식기와 커틀러리를 수집하는 것을 즐겼고,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스스로 제작하기도 했다니 그 열정을 넘어선 집요함이 한편으로는 오싹하다고 웃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식당 뒤편에 자리 잡은 유리 선반장에는 뒤카스가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도자기 접시와 은식기까지 면면이 화려한 159점의 아이템이 진열되어 있다. 식당과 이어진 공간은 레드 와인, 샴페인은 물론 뒤카스 라벨을 단 전용 와인까지 갖췄다는 와인 셀러로 1200여 종의 와인 라벨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총괄 셰프인 피에르 마티는 2008년 모나코의 <미쉐린 가이드> 3스타 레스토랑인 알랭 뒤카스의 레스토랑에서 처음 뒤카스를 만났다. 스승이자 파트너인 뒤카스의 가장 큰 장점은 ‘방목’과 실험 정신이라고. 이번 오픈 때도 뒤카스의 아우트라인이 무너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단 마음껏 시도하게 한 후 보완할 점을 조언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피에르 마티는 이것이 바로 수많은 ‘뒤카스 키즈’가 빠른 시간에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인 듯하다고 해석을 덧붙였다.

 

 

<2019년 1월호>


이화정(프리랜서)
취재 협조 모르페우스 호텔 www.cityofdreamsmacau.com
에디터 여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