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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도시, 공주

한겨울, 충남 공주에서 한없이 걸었다. 그저 걷다 보면 웅진백제의 유적과 근현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충남 공주
충남 공주

과거 곰에게 제사를 올리던 고마나루의 곰사당.

 

습기 가득한 찬 공기에 발가락부터 얼어붙는다. 그럼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한참을 서성였다. 서서히 땅 밑부터 주홍빛이 차올랐다. 공주 고마나루 솔밭에 아침이 찾아왔다. 금강에서 피어오른 물안개가 햇빛을 산란시켜 푸른 솔밭에 붉은 공기가 떠다니는 듯했다. 붓으로 휘갈긴 듯 휘어졌음에도 꼿꼿한 몸통을 지닌 소나무는 한겨울에도 울창했다. 사방에 흩뿌려진 주홍빛이 옅어질 때까지 솔밭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걸었다. 아침잠이 많은 탓에 새해 일출을 놓쳐 아쉬웠던 마음이 이곳에서 풀어졌다. 빛 때문에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물안개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냈다. 솔밭에서 슬며시 빗겨나자 살얼음 낀 금강이 모습을 보였다. 연미산이 잔잔한 금강을 둘러쌌다. 

 

 

충남 공주

연미산으로 둘러싸인 금강에 물안개가 피어올랐다.

 

충남 공주

금강변의 갈대가 바람에 흔들린다.

 

충남 공주

곰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고마나루 솔밭의 곰 석상.

 

공주는 백제의 두 번째 도읍이다. 고구려의 침략을 받아 서울에서 밀려나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이면서 금강이 흘러 방어에 적합한 지형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때 공주의 옛 이름인 고마나루가 등장한다. 고마는 곰이란 뜻으로 한자어로는 ‘웅진熊津’이라 쓰여, 백제가 공주를 도읍으로 삼았던 때를 ‘웅진백제’라 한다. 수백 년 전 누군가도 고마나루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일몰을 보았을 것이다. 서울에서 차로 불과 1시간 30분 남짓 달려왔을 뿐인데 시대까지 넘어온 듯했다. 솔밭에는 과거 곰에게 제사 올리던 사당을 재현한 곰사당과 곰석상이 자리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곰석상 무리 사이로 이른 아침부터 조깅을 나온 사람들이 보였다.

 

 

<2019년 2월호>


에디터 권아름
포토그래퍼 전재호
취재 협조 공주시청 www.gongju.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