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DOMESTIC TRAVEL
DOMESTIC - DOMESTIC TRAVEL
물 좋은 섬, 석모도로 온천 여행

뜨끈한 온천에 몸을 담근 채 서해의 일몰과 바닷바람을 만끽했다. 석모도이기에 가능한 여행이었다.

 

석모도 온천
석모도 온천

새해가 왔으니 올해의 목표를 세워본다. 1순위는 운동도 영어 공부도 아닌, 부모님과 자주 여행 떠나기다. 환갑이 다 된 두 분은 매주 일요일이면 꼭두새벽에 일어나 서해로 낚시를 떠난다. 매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동행하지 않은 지가 벌써 3년째. 낚시는 영 취미가 아닌 까닭에 올해부터는 함께할 다른 즐길 거리를 찾아보고 싶었다. 곰곰 생각하다 온천을 떠올렸다. 마침 지금은 바람 찬 겨울이니 따뜻한 온천이면 모두가 만족할 것 같았다. 곧장 서울 근교에 있는 온천을 검색했다. 2017년 1월, 인천 석모도에 대규모 노천온천이 문을 열었더랬다. 석모도라면 자주 가던 낚시터들과도 그리 멀지 않다. 여차하면 온천은 패스하고 바다를 보러 가면 되는 일이다. ‘새해 결심을 이루기 위한 사전 답사’, 올해 첫 국내 여행을 석모도로 정한 이유다.


석모도 여행의 2가지 선택지. 먼저 온천으로 향할 것인가, 석모도를 둘러본 뒤 온천으로 갈 것인가. 사실 어느 쪽을 택하든 무관하다. 섬 크기가 작은 까닭에 다음 목적지까지는 어디서 출발하든 차로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기 때문. 고민 끝에 허기부터 채우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바다에 온 기분을 내기 위해 항구 근처 식당을 물색한다. 항구 로 방향을 틀며 온천은 자연스레 마지막 코스로 미뤄졌다.

 

 

석모도 온천

이날은 바람이 유난히 매서웠다. 평일인 까닭에 보문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곳에 인적이 드물었다. 그러나 온천 앞 주차장은 거의 만차였다. 입구에는 대기표를 뽑고 한편에서 기다리는 사람, 안내원의 호명 후 온천으로 입장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교차했다. “오늘은 손님이 별로 없는 편입니다. 주말이면 지금보다 최소 1.5배는 더 많이 오시죠.” 석모도 미네랄 온천 전기양 주임의 말이다. 대기 행렬을 구경하는 동안 족욕탕에 발을 담갔다. 첫 느낌은 미지근했으나 서서히 발끝으로 온기가 전해져 왔다.

 

 

석모도 온천
석모도 온천

드디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온천으로 들어간다. 입구 근처 탈의실을 겸한 실내탕을 지나면 곧장 노천탕이다. 문을 열고 만난 노천탕의 풍경은 놀라웠다. 고온과 저온이 적절히 섞인 탕이 총 15개. 온천수는 하루 동안 그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맑고 깨끗했다. “온천수 발원지가 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어 온천공을 통해 물을 끌어와요. 평균 수온이 51도인 까닭에 물을 데울 필요가 없죠. 오히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입욕하기 적당한 온도로 식습니다.” 고온탕 안에서 사람들은 머리에 수건을 올려두고 온천을 즐겼다. 저온탕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수영 실력을 뽐냈다. 온천에 비치된 브로슈어는 친절하게도 한쪽에 온천의 효능을 적어두었다. ‘관절염, 근육통, 건선, 아토피 피부염 완화’, 한마디로 온천수에 담긴 미네랄 성분이 피부와 통증 완화에 효과가 꽤 좋다는 내용이다.
 

 

석모도 온천

시곗바늘이 5시를 가리키자 사람들은 일몰을 보기 위해 바다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아이고, 오늘은 해무가 잔뜩 껴서 일몰이 영 시원치 않겠어.” 지나가는 직원이 안타까운 듯 혼잣말을 한다. “평소에는 어떤데요?” 내가 물었다. “서해가 가장 멋질 때는 당연히 일몰 때지. 암, 아무렴 그렇지.” 30분간 전망대를 서성댔으나, 정말 뿌연 하늘만 보였다. 조만간 부모님과 다시 찾을 예정이니 그다지 아쉽지는 않다. 그때는 낙조가 섬을 붉게 물들이는 풍경을 보며 두 분의 손을 꼭 잡으려 한다.

 

 

<2019년 2월호>


에디터 김수현
포토그래퍼 전석병
취재 협조 강화군시설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