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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야마, 도련님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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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GUIDE
GETTING THERE
제주항공이 인천-마쓰야마 노선을 주 3회(화, 목, 일)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1시간 30분.


WEATHER
일본 남단에 있어 연중 온화하다. 겨울철 평균 기온도 5~7도로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다.


INFO
에히메현 한국어 사이트
WEB www.goehime.com


환영에히메 페이스북
WEB www.facebook.com/visitehimejapan


에히메현 관광 정보 사이트
WEB www.visitehimejapan.com/ko

 

 

도고 온천 본관

도고 온천 본관. 기와지붕을 얹은 목조 3층 건물로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물씬하다.

 

온천을 한 후 휴게 공간에서 화과자를 먹으며 쉬어갈 수 있다

온천을 한 후 휴게 공간에서 화과자를 먹으며 쉬어갈 수 있다.

 

일본 열도를 이루는 4개 주요 섬 중 가장 작은 섬 시코쿠四国. 시코쿠 섬에서 가장 큰 도시로, 에히메현愛媛県 중부에 위치한 마쓰야마松山는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곳이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된 ‘도고 온천道後温泉’의 도시이자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의 배경이 된 도시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됐으며 여러 가지 효능을 지녀 일본 왕도 애용했다는 도고 온천은 마쓰야마로 향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이미 온천 여행지로 명성이 높지만 이 도시를 제대로 즐기려면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읽고 가는 것이 좋다.

 

도고 온천의 명물 시계탑

도고 온천의 명물 시계탑. 봇짱 가라쿠리 도케이. 매 시간 정각마다 시계탑에서 소설 <도련님>의 등장 인물이 나와 춤을 춘다.

 

앞서 소개했듯 소세키가 1년간 마쓰야마 중학교에서 보낸 교직 생활을 바탕으로 집필한 <도련님>의 배경지로, <도련님>이 드라마화되고 인기를 모으면서 마쓰야마도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일명 ‘도련님(봇짱坊っちゃん)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곳곳에 ‘도련님’의 흔적이 가득하다. 마쓰야마에 가기 전, 날씨를 확인하고 절망했다. 머무는 3일 내내 비가 온다니. 심지어 유례없는 홍수주의보까지 내려진 상태였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마쓰야마에 도착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봇짱 가라쿠리 도케이. 일명 ‘도련님 시계’다. 비가 내리는데도 도고 온천 본관을 본뜬 높이 8미터의 시계탑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매 시간 정각마다(주말 및 휴가 시즌은 30분마다) 시계탑에서 소설 <도련님>의 등장 인물인 ‘도련님’과 ‘마돈나’ 등이 오르골 음악과 함께 튀어나와 춤을 추기 때문이다. 바로 옆에는 족욕 시설이 있어 기다리는 동안 족욕을 해도 좋다. 도련님의 등장 인물들을 보며 나만의 환영식을 행한 후에는 온천 호텔에 비치된 유카타를 입고 도고 온천으로 향했다.

 

소설 <도련님>에 등장하는 경단

소설 <도련님>에 등장하는 경단.

 

소설 속 철없는 도련님은 촌동네에 교사로 부임해서 불평불만으로 가득찬 일상을 보낸다. 그런 그가 이곳에서 마음을 뺏긴 단 하나가 있다면 바로 매일 해도 질리지 않는 온천. 책 속에서 도련님은 “다른 곳은 도쿄의 발뒤꿈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온천만은 훌륭했다”라고 말한다. 1894년에 지어진 도고 온천 본관은 한눈에 봐도 세월의 더께가 느껴진다. 전설의 백로(3000년 전, 다리를 다친 백로가 바위 틈에서 솟아나는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상처가 나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를 옥상에 장식한 목조 3층 누각 건물은 일본식 건축의 최고봉으로 1994년 대중목욕탕으로는 처음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됐다. “도고 온천은 20~55도 사이로, 온도가 각기 다른 18곳의 원천으로부터 끌어 올린 온천수를 욕조로 보내기 전에 적당한 온도가 되도록 섞어서 조절합니다. 온천수 이외의 물은 섞지 않은 순수 알칼리성 온천수라 피부 미용에 특히 좋아요.” 홍보 담당자의 설명이 이어진다.

 

1894년 지어진 도고 온천 본관

도고 온천 본관은 1894년 지어진 건물로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다.

 

욕조 물뿐 아니라 샤워할 때 사용하는 물도 모두 온천수 말고는 섞지 않는다고 하니, 명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바늘이 움직이는 체중계와 일본 왕실 전용 목욕탕인 ‘유신덴又新殿’ 등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도고 온천은 낡았지만 정감이 간다. 널찍하고 대중적인 가미노유神の湯와 아담하고 고급스러운 다마노유霊の湯 두 종류의 욕실이 있고, 이용하는 휴게 공간에 따라 네 종류의 입욕 티켓을 선택할 수 있다. 유카타를 대여해주고, 입욕 후에는 화과자를 먹으며 쉬어갈 수 있다.

 

아스카노유

아스카노유. 2017년 하반기에 문을 연 도고 온천의 새 온천 시설. 아스카시대의 전통 양식에 현대적인 건축미를 가미했다.

 

도고온센역 앞에서 도고 온천 본관까지 이어진 하이카라도리 상점가

도고온센역 앞에서 도고 온천 본관까지 이어진 하이카라도리 상점가. 상점가 천장에는 가요우메의 사진 작품들이 걸려 있다.

 

도고 온천 본관의 자매탕인 쓰바키노유椿の湯는 현대적인 분위기의 외탕으로 지역 주민이 많이 이용한다.

아스카노유飛鳥乃湯泉는 2017년 하반기에 문을 연 도고 온천의 새 온천 시설이다. 일본 아스카시대의 전통 양식 위에 현대적인 건축미를 가미한 곳으로, 이 작업에는 지역의 공예 장인들이 다방면으로 참여했다. 벽면에는 1000년 세월에도 끄떡없다는 전통 못 ‘와쿠기和釘’로 유다마湯玉(온천수에서 피어오르는 물방울)를 형상화한 설치 작품이 걸려 있고, 욕실에 걸려 있는 노렌暖簾(가림막 커튼)은 일본 3대 가스리(직조 천) 중 하나인 이요가스리伊予絣다. 방마다 에히메현을 대표하는 전통 공예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마바리 타월로 만든 동백꽃 작품, 단지리(축제용으로 쓰이는 큰 수레)를 만드는 조각 기술로 인간, 신수, 동식물을 정교하게 표현한 작품 등 장인의 예술 작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본관과 마찬가지로 휴게 공간 이용 여부에 따라 네 종류의 입욕 티켓을 선택할 수 있다. 시설을 둘러본 후 본관 가미노유에 몸을 담갔다. 온몸의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도고 온천 본관은 다른 온천보다 탕이 깊다. 소설 속 ‘도련님’이 ‘수영 금지’라고 써붙여 놓았는데도 온천에서 수영을 했다는 대목이 떠올라 욕탕에서 혼자 웃음이 나왔다.

 

증기기관차를 복원한 봇짱 열차

증기기관차를 복원한 봇짱 열차.

 

목욕을 하고 온천 앞에 위치한 하이카라도리 상점가에 들렀다. 도고 온천 본관과 별관, 도고온센역을 잇는 약 250미터 길이의 아케이드에서는 특산물과 감귤 주스, 당고 등 간식거리를 판다. 도련님이 사 먹었다는 봇짱 당고를 하나 사 먹은 후 어슬렁어슬렁 산책에 나선다. “마쓰야마의 매력은 오밀조밀함에 있어요. 도고 온천을 중심으로 관광지가 모여 있어서 관광하기에 편리하죠.” 동행한 에히메현 한국 홍보 사무소 담당자가 말한다. 유카타를 입은 채 도고 온천 주변의 온천 호텔에 머물며 온천 호핑을 할 수 있고, 쇼핑을 할 수 있는 시내도 멀지 않다. 도시의 편리함과 시골의 여유로움이 공존한다.

 

마쓰야마시 가쓰야마산 정상에 있는 성

마쓰야마시 가쓰야마산 정상에 있는 성. 덴슈가쿠에 오르면 시가지와 멀리 세토내해까지 조망할 수 있다.

 

기차역을 개조해 2017년 12월 문을 연 스타벅스, 마쓰야마 시내를 가로지르는 오렌지색 노면전차 등, 도고온센역 주변은 시간을 잊은 듯 빛바랜 풍경들로 채워져 있다. ‘봇짱 열차坊っちゃん列車’로 불리는 빈티지 열차가 지나가면 도련님이 활보하던 1800년대 말로 회귀하는 듯하다. 봇짱 열차를 타면 마쓰야마의 또 다른 랜드마크 마쓰야마 성松山城에 닿는다. 마쓰야마성은 400년 전 축성된 이래 마쓰야마의 중심이 되어온 성이다. 마쓰아먀 시내 어디서나 보이는 구릉지에 위치하여 덴슈가쿠에 오르면 시가지와 멀리 세토내해까지 조망할 수 있다. 덴슈가쿠를 비롯해 21개 동이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고 적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동선을 꼬아 혼란을 주도록 설치한 장치가 잘 남아 있다. 성 입구까지 로프웨이 혹은 리프트로 이동할 수 있는데 안전장치 없이 허공에서 둥실둥실 떠가는 리프트는 스릴 만점이다. 의자에 앉아 발을 흔들거리며 올라가는 사이, 머리 위로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도련님>이 쓰여질 당시에도 있었다면 봇짱도 틀림없이 리프트를 타면서 바라보는 마쓰야마의 풍경을 사랑했을 것이다.

 

 

 

<2018년 9월호>

 

에디터 여하연

사진 이현준(프리랜서)

취재 협조 에히메현, 인페인터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