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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ESTIC - DOMESTIC TRAVEL
울진의 바다와 사람은 닮아간다

바다 위에 흐르는 울진의 시간 ④

 

대게보다 크기는 작아도 맛에선 뒤지지 않는 홍게.

대게보다 크기는 작아도 맛에선 뒤지지 않는 홍게.

 

바다를 닮은 울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후포항 어시장.

바다를 닮은 울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후포항 어시장.

 

공원을 내려와 바로 앞 후포항으로 향했다. 내내 한적한 곳에만 있다 보니 새삼 항구의 북적임이 반갑게 느껴진다. 새벽마다 고깃배가 정박하는 부두, 후포항 어시장과 대게 거리는 울진의 어느 곳보다 활기가 가득한 곳이다. 시장 상인들이 긴 다리를 꿈쩍이는 대게를 자랑스레 쌓아놓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갓 잡은 오징어, 꽁치, 도루묵이나 말린 가자미도 빛깔부터가 다르다. “안 사도 되니까 일단 보고 가이소.” 수완 좋은 한마디에 사람들의 고개가 저절로 돌아가고, 구수한 경상도 말씨가 흥정 구경에 즐거움을 더해준다. 최상품 대게는 물론 다리 하나 떨어진 비품을 ‘득템’하는 기회도 이런 어시장만이 주는 쏠쏠한 재미다. 저마다 박스 하나씩을 손에 든 사람들의 표정이 이를 증명해준다. 경쾌한 분위기의 후포항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돌아오는 길, 다시 버스에서 짧은 여행을 곱씹어본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다 앞에 혼자가 되기 위해 떠난 이 여행에서 새로운 것을 참 많이 만났다. 어느 하나 바다 아닌 곳이 없었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울진의 얼굴이 있었다.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은 바다, 그 곁을 지키며 살아온 울진 사람들, 이 둘의 닮은 점은 속을 훤히 열어 보이는 투명함이었다. 물 맑은 겨울 바다가 따뜻하게 가슴속에서 출렁였다.

 


<2020년 2월호>


에디터 황은비
포토그래퍼 전재호
취재 협조 경북도청 관광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