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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ESTIC - SEOUL FINDINGS
홍제천 카페 로드

천변을 따라 실핏줄처럼 골목이 뻗어 있는 동네. 소개하고 싶은 카페가 곳곳에 숨어 있다.

 

홍제천 카페 로드
홍제천 카페 로드
홍제천 카페 로드
홍제천 카페 로드

홍제천은 종로구에서 서대문구, 마포구까지 걸쳐 흐르는 천이다. 지금은 머리 위로 내부순환로 고가도로가 덮고 있어서 이 근처를 지날 때마다 조금은 외로워 보이는 동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아래로 시선을 돌리니, 홍제천의 새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천변 양옆으로 붙은 따뜻하고 한적한 동네들. 낯선 사람을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온도로 맞아주는 동네 사람들. 실핏줄 같은 골목이 있는 이 동네에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는 공간들이 문을 열고 있다. 그중에서도 홍제동과 연희동에 걸쳐 새로 생긴 카페들만 모았다. 

 

 

더그커피바
더그커피바
더그커피바

더그커피바
지극히 한국적이지만 어쩐지 이국적인 골목. 더그커피바는 홍제동 주택가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초록 식물과 붉은 벽돌, 골목으로 난 큰 창으로 오후의 햇살이 비치는 모습이 꼭 쿠바나 스페인처럼 뜨거운 나라들을 떠오르게 한다. 더그커피바가 특별한 점은 커피 전문점임에도 에스프레소 머신도 없고 핸드 드립 장비도 없다는 것. 대신 에어로프레스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커피를 만든다. 주사기 실린더처럼 생긴 장비로, 커피를 한 번 우려서 압력으로 추출하는 방식이다. 다른 추출 방식에 비해 간편하고 커피 맛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적어서 비교적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원두도 직접 로스팅한 것을 사용해서 훌륭한 밸런스를 자랑한다. 커피 한잔에 마카다미아쿠키, 시나몬롤 같은 간단한 디저트를 곁들여 오후의 여유를 누려보기를.
LOCATION 서울시 서대문구 세검정로 52-10 
TEL 010-5185-4758

 

 

개인주의
개인주의

개인주의
홍제천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개인주의는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프리프로의 사무실을 겸하는 카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함께 활동하던 부부가 운영 중이다. 그동안은 다른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해왔던 부부는 지금의 공간을 온전히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한다. 선반 한편에서는 디자인 문구를 전시, 판매한다. 취향이 가득 담긴 공간만큼이나 좋은 것이 또 있으니 바로 자연과 맞닿은 너른 창이다. 홍제천이 바로 보이는 곳에 위치해서 사계절이 지나가는 풍경이 오롯이 담긴다. 날씨가 따뜻할 때에는 길가에 내놓은 의자에 앉아 맥주 한잔하기에도 그만이다. 이번 겨울에는 하동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재료를 사용한 호박차, 쑥궁이차처럼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음료를 주문하고 바깥 풍경을 만끽해봐도 좋겠다. 
LOCATION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천로6길 17 
TEL 02-336-2858

 

 

보틀팩토리
보틀팩토리

보틀팩토리
보틀팩토리는 홍제천 부근의 카페 하면 떠오르는 곳이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카페로 이름을 알렸다. 일회용 잔은 물론 플라스틱 빨대, 냅킨까지 이 매장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종이 영수증도 요청할 때에만 제공한다. 보틀팩토리는 일회용 포장 용기 없는 장터인 ‘채우장’과 주변 카페까지 협업해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는 ‘유어보틀위크’ 등의 의미 있는 행사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유어보틀위크에 지금은 카페뿐 아니라 동네 분식집, 떡집, 베이커리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누구나 동등한 개인으로 존중받기를 바라는 프로젝트, ‘차별없는가게’를 열고 선한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작은 카페가 동네에,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스며들어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음을 조금씩 보여주는 중이다. 
LOCATION 서울시 서대문구 홍연길 26 
TEL 02-3144-0703

 

 

공간커피

공간커피
한스 베그네르, 아르네 야콥센, 포울 헤닝센…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북유럽 디자인 거장들의 오리지널 가구를 구경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다. 카페인 듯 갤러리인 듯, 혹은 근사한 가구만 모은 편집 숍인 듯 아름답고 감각적인 곳, 바로 공간커피다. 홍제천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동네의 분위기, 공간을 채운 오브제를 보고 나면 또다시 찾고 싶을 만큼 가치가 느껴지는 곳이다. 오랫동안 북유럽 가구와 조명을 수집해온 김동광 대표가 귀한 수집품을 과감히 꺼내 보였다.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지만 카페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앉아보고 구경해도 좋다. 메뉴는 기본적인 커피와 말차라테, 몇 종류의 병 음료와 당일 구운 스콘으로 간단하게 꾸렸다. 하지만 원두는 스페셜티 인증을 받은 것만 사용해서 그 맛을 보장한다.
LOCATION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25길 68 
TEL 02-6083-3101

 

공간커피

Q 이 동네로 오게 된 이유는? 카페 위층에서 실제로 거주 중이다. 아파트에서 오래 살다 보니 한적한 주택가가 그리웠다. 북적대지 않아서 좋은 동네다.
Q 공간커피의 콘셉트를 소개해달라 수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 불편하고 긴장된 분위기가 아니라 집처럼 편안하게 받아들이셨으면 좋겠다.
Q 주변에서 추천하고 싶은 곳은? ‘재인’이라는 과자점, 일식집 ‘시온’, ‘우동 카덴’ 등 주변에 작지만 괜찮은 공간이 많아서 즐겨 가고 있다.
김동광(‘공간커피’ 대표)

 

 

스웨이커피스테이션
스웨이커피스테이션

스웨이커피스테이션
스웨이커피스테이션은 한마디로 ‘호주 커피 문화를 소개하는 카페’다. 호주에만 20개 지점이 있는 유명 카페 체인 6디그리스의 원두를 들여와 한국에서 오픈했다. 좋은 커피를 찾아 나서는 여행자를 위한 공간으로 시드니의 센트럴 스테이션, 시티홀 스테이션 같은 기차역을 모티브로 인테리어했다. 호주(특히 시드니)의 커피 문화는 트렌드가 빨리 변하지 않아 우직한 인상을 준다. 보수적으로 느낄 정도로 전통 방식을 고수하기도 한다. 그래서 바리스타의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웨이커피스테이션의 대표 메뉴인 호주식 카푸치노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카푸치노와 달리 우유 거품과 커피의 층이 나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비율을 유지한다. 여기에 벨기에 초콜릿을 더해 깊은 풍미를 담았다.
LOCATION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11길 61 
TEL 02-6348-0061

 

 

연희입니다

연희입니다
무늬가 있는 패브릭, 앤티크한 가구와 소품까지. 연희입니다에 들어서면 유럽 어느 동네의 아늑한 가정집에 온 듯 아늑함이 느껴진다. 실제로 연희입니다의 이현규 대표는 유럽의 살롱 문화와 애프터눈 티 문화도 함께 들여오고자 했다. 여럿이 둘러앉을 수 있는 소셜 테이블을 카페 가운데에 놓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애프터눈 티 하면 떠오르는 스콘이나 마들렌, 페이스트리 같은 디저트도 직접 만든다. 치즈나 초콜릿 등으로 재료를 바꿔가며 매일 조금씩 다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프렌치토스트도 대표 디저트다. 한 접시 가득 풍성하게 담겨 나와서 가벼운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다. 대표는 티 마스터 자격증도 갖춰, 홍차나 커피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다. 잎차만 30~40여 종을 구비하고 있다. 모두 일일이 직접 맛보고 고른 것이다. 
LOCATION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31길 30 
TEL 010-7749-9361

 

연희입니다

Q 이 동네로 오게 된 이유는? 망원동, 성수동 등 많이 돌아다녔는데 복잡하지 않고 잔잔한 동네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Q 섬세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패션과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래서 원래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다. 무늬와 색깔이 독특한 패브릭을 좋아해서 인테리어에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Q 주변에서 추천하고 싶은 공간은? ‘앤드그리고’라는 와인 바다. 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곳으로, 퇴근 후 들러서 가볍게 한잔하기에 좋다.
이현규(‘연희입니다’ 대표)

 


<2020년 1월호>


에디터 송혜민 
포토그래퍼 강신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