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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ESTIC - DOMESTIC TRAVEL
근대 역사 문화의 고장, 영덕

청정 바다를 품은 블루시티, 영덕 ②

 

벌영리 메타세쿼이아 숲

벌영리 메타세쿼이아 숲을 걸었다.

 

영덕군 영해읍에 자리한 근대화거리로 들어섰다. 과거 영해금융조합이던 건물의 입구가 시멘트 벽에 칠해진 채 커다란 풍채를 자랑하고 서 있다. 이곳은 1935년에 건립된 영해 지역 금융조합 건물로, 이 지역의 농업 및 산업, 경제 분야 전반에 관련된 근대사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 유행했던 모더니즘 양식으로 건립되어 오늘날까지 원형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다. 최근까지 농협은행의 지점 영업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구 영해금융조합은 영해의 옛 장터거리를 중심으로 펼쳐진 근대역사문화공간 중 한 곳이다. 문화재청은 이곳이 근대 한국인의 장터거리로서 당시 생활상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영덕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이라는 이름의 등록문화재 762호로 고시했다. 1919년 3월 18일 지역 주민 3000여 명이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구 영해금융조합 외에도 영덕 영해양조장, 사택 등 근대도시 경관과 주거 건축사, 생활사 등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뛰어난 건물들이 함께 자리했다. 


동해안에 위치해 겨울이 더욱 짧은 영덕이다. 해가 넘어가기 전에 서둘러 벌영리에 자리한 메타세쿼이아 숲에 도착했다. 아직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입소문만으로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이곳은 영덕이 고향인 장상국 씨가 나무 심는 것을 낙으로 여긴 어머니의 추억을 보존하고자 손수 가꾼 명소로 현재까지 무료로 개방되고 있다. 66만 1157제곱미터의 잘 정비된 숲에 80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 편백, 잣나무가 하늘로 뻗어 있다. 곳곳에 벤치와 쉼터를 만들어 누구나 머물 수 있게 했는데, 여름철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숨은 명소이다.

 

 

장육사

운서산 기슭, 깊은 곳에 자리한 조용한 절, 장육사.

 

인문힐링센터 여명

인문힐링센터 여명의 내부.

 

“고려 말 나옹 선사가 창건했던 장육사는 조선 세종 연간에 한 번 전소되어 다시 지어진 사찰입니다. 주소상으로는 영덕에 위치하지만, 영남의 동해안-포항, 청송, 영양, 울진에 이르기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경북 동해안 유일의 템플스테이 사찰입니다.” 운서산 기슭의 장육사를 앞에 두고 박문태 문화해설사는 말했다. 장육사는 2점의 유형문화재를 지닌 데다 대웅전은 자체가 문화재로 여겨질 만큼 오랜 시간의 흔적이 느껴진다. 대웅전 좌편으로는 국가보물인 종이로 만든 장육사 건칠관음보살좌상(보물 제993호)이 안치된 관음전이 위치해 있다. 건칠불(건칠상)은 진흙으로 속을 만들어 삼베를 감은 기본 틀 위에 종이를 여러 겹 덧붙여 금칠을 한 불상이다. 


장육사를 포함한 이곳은 영덕군이 지정한 역사 문화체험지구이다. 장육사를 지나 조금 걸어올라가면 나오는 인문힐링센터 여명은 몸과 마음을 가꿀 수 있는 특별한 명상 센터이다. 2019년 6월부터 운영된 이곳은 한의학 원리에 기반한 다양한 기공 체조와 건강한 음식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1박 2일간 10개의 명상 콘텐츠를 가지고 이론과 명상의 실전을 배운다. 의서 <황제내경>에 기반을 두고 식단을 운영하며 먹는 명상, 숙면 명상, 산책 명상 등의 프로그램으로 도시 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곳이다. 3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동과 독서와 명상을 실천할 수 있는 강의동을 두고 있으며 주중은 주로 연수 프로그램, 주말에는 일반인을 위한 힐링캠프를 연다. 여명을 나서니 어느새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해 뜨는 강구항을 보기 위해 서둘러 하루를 마무리했다. 

 


<2020년 1월호>


에디터 이지혜 
포토그래퍼 전재호 
취재 협조 영덕군 홍보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