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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ESTIC - DOMESTIC TRAVEL
맨발로 황톳길을 걸어보다, 상주 체험형 농촌 마을

상상 이상의 상주③

 

500년 된 반송

500년 된 반송이 신성한 기운을 뿜어낸다.

 

곶감 강정

말린 감으로 직접 만든 곶감 강정.

 

떠나는 날이 밝았다. 체험형 농촌 마을이 활성화된 상주에서 농촌 체험을 하지 않고 떠난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무엇보다 상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감 아닌가. 이곳에서 다니는 내내 감나무를 보았다. 가로수가 감나무로 된 곳이 상주 말고 또 있을까? 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무척이나 많다. 
그중에서도 곶감 강정을 만들 수 있다는 구마이 곶감마을로 향했다. 삼한사온이 뚜렷한 내서 지역에 자리한 구마이 곶감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감 생산에 종사한다. 감 따기부터 곶감 만들기, 강정 만들기까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오토캠핑장과 숙박 시설이 완비되어 있고 1박 2일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말린 곶감을 잘게 잘라 v고르게 펼쳐놓고 그 위에 꿀과 버무린 튀밥을 올린다. 다시 곶감을 올리고 비닐을 덮어 밀대로 밀어주면 끝. 달콤한 쌀과 담백한 감이 입안에서 녹는다. 혀를 굴려가며 단맛에 취하다 보니 이보다 더 좋은 간식거리가 있을까 싶다.  
또 다른 체험을 하기 위해 밤원마을로 이동했다. 밤원마을에서 직접 기른 유기농 쌀로 만든 누룩으로 누룩 소금을 만든다. 2~3일 발효한 누룩을 미리 갈아 통에 담아놓고 체험은 시작된다. 소금을 물에 녹여 누룩에 붓고 저어주면 끝이다. 하지만 저어주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누룩 소금은 염도가 일반 소금의 8분의 1로 매우 낮아 고혈압 환자에게 좋고 생선이나 고기 등 식자재를 부드럽게 만들고 잡내를 없애준다. 요구르트에 타서 먹거나 고기를 찍어 먹어도 매우 맛있다. 특유의 산미가 있고 짠맛 뒤에 단맛이 함께 느껴져 오묘한 맛이 난다. 만들어놓은 누룩 소금에 날짜를 적었다. 2주간 이틀에 한 번씩 가스를 뺀다는 느낌으로 저어준 뒤 냉장 보관한 채 먹을 수 있다. 상주를 다녀오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이틀에 한 번씩 열심히 누룩 소금을 저어가며 그곳을 떠올린다. 

 

 

밤원 체험 마을

밤원 체험 마을의 넓고 따뜻한 숙소.

 

성주봉자연휴양림

성주봉자연휴양림은 완벽한 힐링 코스이다. 

 

기대한 곳 중 하나이자 시청의 추천 코스였던 성주봉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산 하나를 통째로 깎은 듯한 이곳은 상주시청이 관리하는 곳으로 수련관, 숙소인 숲속의집, 계곡을 이용해 만든 수영장, 산림휴양관, 힐링 덱, 황톳길, 소나무분재원, 자연암석원 등의 힐링센터가 자리했다. 끝이 아니다. 한방주택단지와 이벤트 광장, 한방사우나, 상주목재문화체험장, 양초동산, 건강공원, 지천옻칠아트센터, 황토펜션 등 한방산업단지까지 들어와 있는 대규모 힐링센터이다. 신발을 벗고 황톳길을 걷다가 소나무분재원과 억새밭에서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서울로 돌아가기 전, 한방사우나에서 몸을 녹인다면 완벽한 마무리가 될 텐데. 동서울과 이곳을 오가는 직통버스가 하루 세 번 왕복한다. 언제든 이곳을 다시 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왠지 모를 안도감이 생겨난다. 
“잠깐 시간이 나는데 상현리에 있는 반송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너무 아름답고 고풍스러워 쉬어가기 좋습니다.” 해설사의 추천에 고민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소나무와 비슷하지만 밑동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는 반송의 나이는 500년으로 추정된다. 추정 나이지만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절로 드는 신성한 나무다. 이곳 사람들 역시 반송을 귀하게 여겨 낙엽만 긁어가도 천벌을 받는다고 믿었다. 반송 주위를 한 바퀴 돌며 소원을 빌어보았다. 그러다 문득 만져진 솔잎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강한 기운이 돌아, 나무가 보고 겪어온 세월이 상상돼 숙연해졌다. 오랜 시간의 땅이자 새로운 가능성의 도시 상주에서의 마지막 느낌으로 손색이 없었다.  

 


<2019년 11월호>


에디터 이지혜 
포토그래퍼 전재호 
취재 협조 상주시청 관광진흥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