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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S - 북미
자유로운 서퍼들의 바다, LA 말리부 비치

바다를 따라, 캘리포니아 1번 국도②

 

'세계 서핑 보호 구역'에 등록된 말리부 비치
말리부 비치의 서퍼들

공원에서 나와 내비게이션에 말리부Malibu를 입력했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경로가 바다 옆으로 쭉 났다. LA와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캘리포니아 1번 국도다.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꿈의 드라이빙 코스로 꼽히는 해안 도로로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Pacific Coast Highway’란 이름으로도 불린다.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가장 긴 도로로 총길이가 1061킬로미터에 달하는데, 그 길을 따라 수영이나 서핑을 즐길 수 있는 해안 도시가 형성되었다. 말리부도 그중 한 곳이다. 34킬로미터의 긴 해안선으로 둘러싸인 도시에는 많은 해변이 있는데, 목적지로 삼은 서프라이더 비치Surfride Beach가 1960년대 LA에 서핑 붐을 일으킨 장소다. 당시 <지젯>같은 서핑 영화나 ‘비치보이스’ 같은 서핑 음악이 쏟아져 나오며, LA의 서핑 문화를 일궜다. 여전히 서핑 숍이나 서핑 패션 브랜드들에선 ‘말리부’나 ‘서프라이더 비치’를 서핑 문화의 상징으로 사용하곤 한다.

 

 

서핑 패션 브랜드 애비에이터 네이션의 간판
말리부 비치의 서퍼들
길가에 정차한 캠퍼밴
'말리부 팜 피어 카페'의 대체육 메뉴 '비욘드미트 버거'

차도를 따라 이어지는 해변을 바라보다 보니 우뚝 솟은 간판이 눈에 띄었다. 옛 할리우드 영화에서 볼 법한 레트로한 간판은 로컬 서핑 패션 브랜드 애비에이터 네이션의 것으로, “파도 타기를 기도하다Pray for Surf”라 적혀 있었다. 간판 아래로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과 길가를 따라 정차한 캠퍼밴이 보였다. 캠퍼밴을 집으로 삼고 캘리포니아 1번 국도의 해변을 누비는 여행자들이었다. 도착하자마자 허기를 채우기 위해 서프라이더 비치 옆에 난 말리부 부두로 향했다. 바다로 향한 테라스를 지닌 새하얀 목조 주택이 서 있었다. 지역에서 난 유기농 식재료로 아메리칸 캐주얼 다이닝을 선보이는 ‘말리부 팜 레스토랑’과 ‘말리부 팜 피어 카페’다. 브런치나 햄버거 같은 가벼운 요리를 먹을 생각으로 부두 끝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대체육인 비욘드미트를 넣은 버거를 먹었는데, 모든 재료가 신선한 맛을 냈다. 식사를 한 후 카페 바로 앞 라이프스타일 편집 숍인 ‘랜치 앳 더 피어Ranch at the Pier’를 찾았다. 말리부에서 바이오다이내믹 농장을 하는 부부가 주인으로,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리부의 서핑 문화나 라이프스타일을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한 기념품이나 옷, 서핑이나 캠핑 용품이 가게를 채웠다. 기념품 삼아 마그네틱을 사곤 서프라이더 비치로 향했다. 모래사장에 다다르자, 길게 이어진 하나의 파도를 두어 명이 한 번에 타고 해안 가까이로 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곳은 늘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들어와 2010년엔 ‘세계 서핑 보호 구역’에 등록되어 지속적인 보호와 관리를 받고 있다. 바다를 무서워하는 탓에 물에 들어가진 못하고 모래사장에 앉았다. 파도를 타다 물속에 고꾸라져도 다시 한번 파도를 타기 위해 헤엄치기를 반복하는 서퍼들이 마냥 부러웠다.

 


<2019년 11월호>


에디터 권아름
포토그래퍼 전재호
취재 협조 로스앤젤레스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