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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터우 온천 마을에서 쉼표를 찍다

타이완 도시 열전 - 타이베이③

 

베이터우 온천 마을

지열곡이 다가오면 유황 냄새가 점점 강하게 느껴진다.

 

온천 마을 베이터우는 차로 30분 거리인 타이베이 번화가와 천리는 떨어진 듯 고요하다. 길도 복잡하지 않고 베이터우 공원의 녹지대를 중심으로 온천 마을 명소가 이어져, 힐링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이상적인 지역이다. 독일인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는 베이터우의 온천수가 그 가치를 발해 이 마을이 상업화된 것은 100년 전 이곳을 점령한 일본인에 의해서다. 온천 마을 투어는 2시간 남짓이면 가능하지만, 여유를 느끼며 진정한 온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베이터우 지역 호텔에서 1박을 해볼 것을 권한다. 마을 산책은 한낮보다는 이른 아침이 좋다. 100도에 육박하는 물의 온도 때문에 더운 김이 무럭무럭 나서 지열곡이라 이름 붙은 온천 수원지에 가까워지면 유황 냄새와 열기가 몸으로 느껴진다.

 

베이터우 온천 박물관

베이터우 온천 박물관 1백년 역사의 욕조.

 

지열곡 근처 베이터우 온천 박물관은 100년 전 일본 총독부 소속 건축가가 지은 대중탕으로 당시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공공 온천 목욕탕이었다. 다다미방으로 꾸민 거대한 거실 망루에서 베이터우의 절경을 감상하다 보면 온천 마을의 매력에 푹 빠져든다. 정원과 연결된 1층은 거대한 욕탕이 조성되어 있는데 욕조의 물이 100년 세월을 관통한 것이 아닐까 싶게 로마시대의 그것보다 훨씬 더 신성함을 뽐낸다.

 

신베이터우 역사

신베이터우 역사에 전시된 과거 역무원의 소품.

 

온천박물관 2층에 서면, 동화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옴직한 거대한 오두막 같은 건물이 눈에 띈다. 울창한 나무와 산책로에 둘러싸여 은밀한 숲속 요새 같기도 한 그 건축물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립도서관 25’에 선정된 베이터우 도서관이다. 채광이 뛰어나 다락방에 사는 빨강 머리 앤이나 소공녀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니 누구든 동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숲속 도서관에 오래 머물고 싶어진다. 재활용이 가능한 목재와 철재만을 사용했고 태양광 및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도입한 타이완 최초의 친환경 건축 도서관이라니 더욱 놀랍다. 도서관 근처에는 이 마을의 또 다른 자랑인 신베이터우 기차 역사가 있다.

 

베이터 우도서관

베이터 우도서관.

 

“왜 신베이터우역인가요?”
“베이터우역이 원래 있었으니까요. 여기는 신베이터우역이죠.”
100년이 넘은 기차역은 1988년 타이베이-단수이선이 운행을 중단하면서 기존 철로와 함께 철거되었다가 2017년에 기념관으로 복원되었다. 기차 역사 내부에는 신베이터우역의 역사와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 운행을 멈춘 신베이터우역 바로 앞에는 초현대식으로 단장한 MRT신베이터우 역사가 있어서 세월의 흐름을 말해준다.

 

<2019년 9월호>


글·사진 이화정(프리랜서)
취재 협조 타이완관광청 www.putongtaiwa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