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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ESTIC - DOMESTIC TRAVEL
거제도 주변, 섬속의 섬으로

푸른 섬 거제④

 

 거제만

산달도의 언덕에 오르면  거제만이 펼쳐진다. 바다에는 조개 양식장이 있다.

 

거제 산달도

산달도에서는 배를 빌려 낚시를 떠날 수 있다.

 

거제도 주변으로는 10개의 유인도와 52개의 무인도가 있다. 그중 연륙교가 놓여 접근이 수월한 섬은 4곳이다. 칠천도와 가조도, 황덕도 그리고 지난해 가을 다리가 개통한 산달도다. 조개 양식을 주로 하는 섬으로 산달도로 향하는 산달연륙교 아래로는 거제만에 넓게 펼쳐진 양식장이 보였다. 3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섬은 해안을 따라 산전마을, 산후마을, 실리 총 3개의 마을이 이어진다. 그 세 마을을 쭉 따라 있는 해안도로는 길이가 약 8.2킬로미터로 다리가 개통한 후엔 드라이브를 즐기러 오는 이들이 생겼다. 소박한 어촌마을이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화려한 멋은 없지만 아직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리를 통과해 처음 만나는 산전마을에 차를 세웠다. 드라이브 대신 산달도의 3개 봉우리로 나 있는 트레킹 코스를 걷기로 했다. 총 4.1킬로미터의 길을 4개 구간으로 나눈 등산로는 3개 봉우리를 따라 나 있는데, 마을에서 봉우리로 다시 봉우리에서 마을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그중 일부인 산전마을에서 건너재산까지 가는 구간만 가볍게 걷기로 했다.


특별히 등산 준비를 하지 않았음에도 산이 가파르지 않아 가뿐히 걸음을 옮겼다. 마을 주민들이 관리하는 엄나무나 무화과밭이 초입에 이어지더니 곧 웃자란 풀숲과 야생화 군락이 나왔다. 아직 사람이 많이 찾지 않은 덕에 자연 그대로가 남아 있다. 이 풀숲으로는 거제만의 푸른빛이 보였다. 높이 올라가지 않더라도 바다가 가까이에 있어 등산로 전체가 전망대 같았다. 40여 분 정도 걸어 건너재산 봉우리를 찍고 다시 같은 길을 내려와 산전마을로 갔다. 오후가 되니 기온이 올라가 등에 땀이 스몄다. 마을 방파제에 자리를 잡고 앉아 불어오는 바닷바람으로 땀을 식혔다. 마침 배 한 척이 방파제 쪽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배를 빌려 낚시를 다녀온 이들이었다. 무얼 잡았는지 물으니 대답 대신 들고 있던 하얀 양동이를 쓱 보여주었다. 두 마리의 작은 물고기가 요란하게 몸을 움직였다. 산달도에선 배를 빌리지 않아도 방파제에서 낚시를 할 수도 있다. 다음번에 찾는다면 민박집에 머물며 한낮에는 방파제에 낚싯대를 걸어두고 신선놀음을 즐기고 싶다.

 

 

거제 수협효시공원

수협효시공원은 떠오르는 노을 명소다.

 

거제 수협효시공원

수협효시공원 전망대에서 본 노을.

 

산달도에서 본섬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해 질 무렵이 다가왔다. 여정의 마지막으로 거제도 북쪽에 자리한 가조도로 향했다. 일몰 명소로 알려진 섬에는 노을이 잘 보이는 카페가 많은데, 그중 지난해 12월 개관한 수협효시공원의 3층에 자리한 카페를 찾았다. 수협의 효시인 거제 한산가조어기조합이 가조도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을 기리기 위해 만든 공원으로 거제의 어업 역사를 담은 전시관이 함께 있다. 옛 어업 도구와 어부들의 삶이 담긴 전시를 본 뒤 3층의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전면이 유리로 되어 동서남북 어디든 볼 수 있었다. 매장에서 만든 딸기청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며, 이번 여행에서 마주한 풍경을 다시 떠올렸다. 비가 쏟아진 어제의 바다와 한없이 맑았던 오늘의 바다가 같은 계절의 풍경이었다. 통영 방향으로 하늘이 서서히 붉어지기 시작했다. 푸른 바다가 천천히 오렌지빛으로 물들었다. 모두, 여름빛이었다. 

 

 

푸른 섬 거제, 여행 안내서 보러가기

 


<2019년 8월호>


에디터 권아름
포토그래퍼 전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