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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S - 유럽
헬싱키의 낮과 밤

헬싱키와 투르쿠, 핀란드에서 보낸 여름 - 헬싱키②

 

헬싱키

하얀 언덕 같은 아모스 렉스의 지붕. 시민들의 놀이터다.

 

150년 이상 된 유서 깊은 백화점 스톡만이 자리한 대로는 헬싱키의 중심이다.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과 군더더기 없는 모던한 건축물이 조화를 이룬 길에는 트램과 버스,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가 바삐 움직였다. 이곳에 지난해 헬싱키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들어섰다. 1930년대에 만들어진 옛 사무실 건물을 개조한 새로운 미술관 아모스 렉스Amos Rex다.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도 좋지만 이곳이 헬싱키의 새 얼굴이 된 건 독특한 건축 덕분이다. 지하 전시실의 지붕이 건물 뒤편 광장에 돔 형태로 솟아 있는데, 마치 새하얀 언덕처럼 보인다. 이 언덕 꼭대기에 올라 미끄럼틀을 타듯 내려오는 어른들, 언덕을 뛰어오르는 아이들, 옹기종기 앉아 그림을 그리는 학생 무리가 광장에 자유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미술관이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된 것이다. 

 

헬싱키 오디 도서관

오디 도서관의 3층 서가.

 

이처럼 헬싱키에는 시민 모두를 위한 문화공간이 여럿 있는데 오디Oodi 도서관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도서관은 일반적인 도서관처럼 책을 읽고 빌리는 공간과 함께 VR 게임이나 PC 게임을 하는 공간, 공유 주방, 녹음실, 상영실, 3D 프린터 등을 갖췄다. “도서관을 교육기관으로 보고 모두가 평등하게 다양한 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죠.” 도서관 프로젝트 매니저인 로타Lotta가 도서관이 복합문화공간 같은 성격을 띤 데 대한 답을 들려주었다. 서가가 있는 3층에 들어서자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나 이야기를 주고받는 이들의 음성이 들려왔지만, 전혀 거슬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서가 중앙에 있는 카페에서 주스를 사들곤 테라스로 나섰다. 탁 트인 공간에는 푸른 하늘이 막힘 없이 보였다. 그곳엔 사람들이 저마다의 시간을 누리고 있었다. “헬싱키 시민뿐만 아니라 헬싱키 방문자 모두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죠.”

 

헬싱키

마켓 광장에서 파는 해산물과 채소 볶음 요리.

 

헬싱키 올드 마켓 홀에서 만난 현지인들

헬싱키 올드 마켓 홀엔 현지인이 많다. 

 

한나절 움직였더니 허기가 졌다. 버스를 타고 항구가 자리한 마켓 광장으로 향했다. 생선과 감자, 콩 등을 볶고 지지는 냄새로 가득한 시장을 오가며 과일을 한 바구니 사들곤 광장에 자리한 헬싱키 올드 마켓 홀로 향했다. 1889년 만들어진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이다. 붉은 벽돌을 쌓아올린 마켓 홀의 내부에 들어서자 나무가 줄지어 있었다. 식품점이나 기념품점을 비롯해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도 있는데, 마켓 홀 중앙에 있는 스토리Story에 자리를 잡았다. 핀란드에서 가정식으로 많이 먹는다는 연어수프와 검은 빵을 주문했다. 큐브 모양으로 썬 연어와 감자, 양파에 크림과 우유를 넣어 끓여낸 수프는 비릿한 냄새 없이 고소했다. 식사를 마친 후 마켓 광장 주변 골목을 걸으며 도시가 처음 형성될 때 만들어진 헬싱키 대성당, 대통령궁 등을 구경하고 골목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디자인 숍을 둘러보았다. 시간은 금세 오후 6시를 넘었지만 헬싱키의 저녁은 낮만큼이나 밝았다. 밤이 짧은 백야 시즌이라 공원은 퇴근 후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이들로 활기를 띠었다. 짧은 시간 동안 도시를 경험해야 하는 여행자에게 백야는 덤으로 받은 시간 같았다.

 

헬싱키 에스플라나디 공원

한낮 같은 에스플라나디 공원의 오후 풍경.

 

 

 

 TRAVELLER’S TIP  


STAY
라플란드 호텔 불레바르디Lapland Hotels Bulevardi
올해 초 문을 연 헬싱키의 신생 호텔이다. 핀란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만날 수 있는 라플란드의 감성을 담은 부티크 호텔로, 전통 오두막집을 현대적으로 가꾼 듯하다. 호텔 레스토랑에선 라플란드에서 공수한 재료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LOCATION Bulevardi 28, 00120 Helsinki, Finland


ATTRACTION
1 수오멘린나Suomenlinna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오멘린나 요새. 헬싱키 마켓 광장의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15분이면 도착하는 섬이다. 역사적 명소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녀 헬싱키 사람들의 나들이 장소로 손꼽힌다. 아티스트들이 많이 거주해 이들의 공방과 숍을 찾는 재미도 있다.

2 뢰일리 사우나Löyly Sauna
헬싱키 남쪽 바다를 면한 뢰일리 사우나는 사우나와 바다 수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아반토 건축사무소Avanto Architects가 설계했는데, 폐 소나무를 모아 건물을 만들어 친환경적인 건축으로 손꼽힌다. 레스토랑도 겸해 사우나 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식사를 즐기기 좋다.
LOCATION Hernesaarenranta 4, 00150 Helsingfors, Finland

3 아모스 렉스Amos Rex
핀란드에서 가장 큰 사립 미술관인 아모스 앤더슨 미술관의 별관이다. 핀란드 신진 작가의 작품부터 20세기 현대미술 작품까지 두루 만날 수 있다. 지하에 위치한 전시실은 천장에 자연광이 들어오는 유리창을 달아, 마치 지상과 연결된 듯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LOCATION Mannerheimintie 22-24, 00100 Helsinki, Finland

4 오디 도서관Library Oodi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헬싱키 중앙 도서관이다.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는 역할을 넘어 영화관, 공연장, 작업실, 레스토랑과 카페 등을 갖춰 복합문화공간 역할을 한다. 
LOCATION Töölönlahdenkatu 4, 00100 Helsinki, Finland
 


EAT
1 키친 & 바 바이 마노스Kitchen & Bar by Maannos
최근 헬싱키엔 전통 음식과 로컬 식재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드는 젊은 레스토랑이 늘어나고 있다. 이 레스토랑도 그중 하나로 채소를 중심으로 소비하던 전통 식사 방식을 살려, 제철 채소를 활용한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인다. 미처 몰랐던 채소의 맛에 눈뜨게 될 곳.
LOCATION Telakkakatu 5, 00150 Helsinki, Finland

2 에모EMO
핀란드 식재료로 모던 유러피언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다. 3코스로 이뤄진 런치, 디너 코스 메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아라카르트 메뉴가 있다. 제철 식재료를 잘 활용해 언제든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고른 와인 리스트도 훌륭하다.
LOCATION Kluuvikatu 2, 00100 Helsinki, Finland

3 스토리Story
헬싱키 올드 마켓 홀에 자리한 카페 겸 레스토랑. 이들은 푸드 마켓에서 영감을 받고 메뉴를 구성해, 현지인들이 가정에서 혹은 친구들과 편안하게 먹는 요리들이 주를 이룬다. 직접 매장에서 만든 베이커리류도 훌륭해 가벼운 아침 식사를 하기 좋다.
LOCATION Vanha Kauppahalli, Eteläranta, 00130 Helsinki, Finland
 

 

헬싱키 사람처럼 여름 나기  보러가기

 


<2019년 8월호>


에디터 권아름
취재 협조 핀란드 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