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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S - 유럽
잘츠부르크 도심 산책

위대한 유산, 잘츠부르커란트②

 

잘츠부르크

게트라이데 거리의 상징인 철제 간판.

 

잘츠부르크

호엔잘츠부르크성에서 본 잘차흐강과 도심 전경.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생가는 잘츠부르크 여행의 필수 코스. 게트라이데 거리 마지막에 위치한다.

 

잘츠부르크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된 미라벨 정원.  

 

잘츠부르크Salzburg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날, 나는 몇 년 전 세종문화회관에서 본 뮤지컬 <모차르트>를 기억하기 위해 애썼고, 생애 처음 <사운드 오브 뮤직>을 감상했다. 세기의 음악가와 50년 이상 회자되는 뮤지컬 영화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잘츠부르크와 영원히 가까워질 수 없을 것 같았다. 예상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다. 잘츠부르커란트의 대표 기념품인 모차르트 쿠겔 초콜릿, 영화 촬영 장소를 둘러보는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의 인기가 이를 방증했다. 이 2가지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할 뿐이지, 사실 잘츠부르크는 유서 깊은 역사, 건축, 예술, 문화로 유명한 도시다. 8세기에 가톨릭 관구가 도시에 들어선 이후 잘츠부르크는 가톨릭 문화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오랜 기간 도시를 통치한 대주교들은 잘차흐Salzach강을 통해 근방의 광산에서 채취한 소금을 유럽 전역에 유통하며 명성과 부를 얻었다. 지금 우리가 눈앞에 마주하는 문화유산의 대다수는 가톨릭과 소금 유통 산업이 기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한 가지 타이틀을 추가하자면 음악. 모차르트라는 걸출한 음악가가 이곳에서 탄생하면서 19세기 이후 ‘음악의 도시’라는 멋스러운 수식어가 더해졌다.


다행히도 도시 산책자는 잘츠부르크의 진면목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일단 걷기로 결심했다면, 무엇보다 구시가지를 꼼꼼히 둘러봐야 한다.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산책 중간에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쇼핑가인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gasse, 미라벨 정원Mirabellplatz과 모차르트의 생가는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이나 모차르트의 열성 팬이 아니더라도 시간 내 구경해볼 만한 곳. 다른 관광지보다 몇 배는 북적대지만, 이를 감수할 만큼의 감동이 있다. 가끔 걷는 이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유일한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날씨다. 도시 밖으로 시원하게 이어진 알프스가 예측 불가능한 기후의 주범인데, 그럴 땐 빗속을 뚫고 거리를 걷는 대신 근사한 카페에 들어가 곧 맑아질 하늘을 기다리며 자허토르테와 따뜻한 멜랑지 커피로 몸을 녹이는 것이 현명하다.


잘츠부르크 여행의 시작과 끝은 호엔잘츠부르크성Festung Hohensalzburg이 장식할 확률이 높다. 만약 여행의 마지막쯤 이곳에 올랐다면 이쯤에서 모차르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점철된 잘츠부르크는 머릿속에서 사라졌을 테다. 물론 이곳 사람들이 갖는 자부심은 무엇으로도 대신하기 힘들고, 가까운 미래에도 도시의 상징은 변함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여행객에게 주어진 숙제는 낯설고도 반가운 이 도시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것. 그럴 때면 성채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온화한 풍경이 길잡이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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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호>


에디터 김수현
사진 김병준(프리랜서)
취재 협조 오스트리아관광청 한국사무소, 터키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