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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S - 아시아
몽골, 신기루의 땅

황량하고 허허로운 사막,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몽골, 그곳에 가면 반드시 무언가가 있다.

 

몽골

가죽 냄새가 가득한 공기, 압도적인 주황빛의 노을 앞에서 여행자들은 가끔 당황한다. 그래도 여행자들은 몽골로 떠난다. 숨 막히게 드넓고 어쩔 수 없을 정도로 황량한 이 풍경 앞에서 우리는 처음 보는 마음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는 엘승타사르하이라는 곳이다. 은하수 아래 게르 10여 채가 서 있다. 울란바토르칭기즈칸국제공항에 내려 곧장 이곳으로 달려왔다. 몸은 이미 녹초다. 게르 안은 차가운 공기로 가득하다. 숨을 쉴 때마다 깨진 유리가 가슴 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안내원이 검은 석탄을 난로 속으로 밀어넣지만 온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칭기즈칸 보드카 한 잔을 마시고 오리털 파카를 입은 채로 침대에 눕는다. 이제야 생각해보니 공항에 내린 여행자를 반긴 건 귓속으로 굴러드는 몽골어였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강렬한 발음들. 흐, 푸, 르흐, 크륵 등 후음이 많은 몽골어는 이곳이 중국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땅임을 강하게 환기시켰다. 그 발음들은 때로 바람 소리처럼, 때로는 말의 거친 숨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는데, 인간의 언어는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언뜻 들기도 했다.

 

 

<2019년 2월호>


글·사진 이누인(여행작가)
에디터 여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