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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어의 꿈, 파우더 스노를 찾아서

파우더 스노의 성지, 클럽메드 홋카이도 사호로①

 

 

홋카이도

스키 강습을 받는 보더들과 강사. 수업이 끝난 뒤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어 보였다.

 

홋카이도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설원 풍경.

 

새하얀 설원이었다. 스키나 보드 자국 없는 눈길은 말 그대로 깨끗했다. 오전 10시. 눈 쌓인 평지와 야트막한 언덕은 스키와 보드 초심자들의 차지였다. 높이가 보통 사람 키만큼도 안 돼 보이는 언덕 앞에서 어른들은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소음, 경적, 빌딩 숲, 매캐한 연기. 하루 전까지만 해도 도심을 헤매던 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피었다. 사람 구경에 심취하다 보니 곧 차례가 다가왔다. 이곳에서 도전하는 첫 내리막길. 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없이 몸이 앞으로 기울어졌다. 어깨높이의 언덕을 내려오는 동안 외마디 비명을 몇 번이나 질러댔다. 두려움과 공포 사이, 다리에 힘이 풀린다. 영하 3도지만, 스키복 안은 이미 땀으로 흥건하다. 어서 따뜻한 방에 들어가 창문을 통해 눈 구경이나 실컷 했으면 싶다. 강습이 끝날 때까지는 아직 1시간이 더 남았다. 때마침 보스니아에서 온 스키 강사가 폴을 부딪치며 말을 건넨다. “스키는 겁먹지만 않으면 누구나 잘 탈 수 있어요.” 다시 무릎에 힘을 싣는다. 여기는 일본 홋카이도. 도심에서 차로 2시간 30분 떨어진 클럽메드 홋카이도 사호로ClubMed Hokkaido Sahoro다.


매서운 추위를 피해 겨울이면 늘 따뜻한 나라로 향했다. 취재차 겨울 여행을 떠날 때도 눈은 그저 바라다보기에‘만’ 좋은 존재였다. 3년 전쯤 알프스에서 썰매를 탄 적 있지만, 스키나 보드까지는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찔했던 경험은 한 번이면 족하다. 그런 내가 한겨울에 홋카이도를 찾았다. 20년 만에 스키에도 도전했다. 그러니까, 이게 다 그 유명한 ‘파우더 스노’ 때문이다. 시작은 이렇다. 어느 날 겨울 풍경 사진을 찾다가 파우더 스노에 호기심이 생겼다. 파우더처럼 보드랍고 건조한 눈이라니. 그러나 서울에서 이를 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국내 스키장이나 캐나다에도 파우더 스노가 있다고 하지만, 이 눈을 밟을 기회는 스키나 보드 수준이 꽤 높은 이들에게만 주어진다. 한참을 물색한 끝에 스키어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한 일본 홋카이도를 발견했다. 이곳에서는 스키를 타지 못해도 파우더 스노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리조트를 고를 시간. 큰맘 먹고 겨울 여행을 떠나는 만큼, 겨울 스포츠의 꽃인 스키나 보드도 한 번쯤 배워보고 싶었다. 동시에 호텔 안에서 모든 것을 누리며 쉬고 싶은 마음도 컸다.

 

 

홋카이도

아이들은 언덕에 오르기 위해 걸을 필요 없이 이 ‘매직 카펫’을 이용하면 된다.

 

홋카이도

파우더 스노에서 실력을 뽐내는 스키 강사.

 

홋카이도

새롭게 리모델링한 다다미 마스터 패밀리 디럭스.

 

클럽메드 홋카이도 사호로(이하 ‘클럽메드 사호로’)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도착한 날부터 리조트를 떠나는 날까지 하늘에서 눈이 내렸다. 홋카이도의 겨울은 매력적이다. 그 이유가 오직 설경 때문이라고 해도 반박할 이는 많지 않다. 이곳의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는 파우더 스노를 탄생시켰다. 보드라운 눈은 스키를 타기에 최고의 설질이라 칭해진다. 그렇기에 스키어나 보더라면 한 번쯤 이 파우더 스노 위에서 활강을 꿈꾼다. 파우더 스노는 초심자가 스키 타기에도 꽤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불면 훅 날아가는 포슬포슬한 눈 위에서는 마치 구름 위로 점프하듯 몇 번을 넘어져도 아프지 않았다. 매일 아침 알람 없이도 눈이 저절로 뜨였다. 전날 밤 얼마나 눈이 쌓였는지, 오늘은 스키 타기 좋은 날인지. 커튼을 열던 순간의 두근거림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럴 때마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어김없이 지상의 것이 아닌, 비현실적인 풍경이었다.


클럽메드 사호로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자가 많다. 체계적인 강습 때문이다. 성인을 위한 스키, 스노보드 강습은 각각 7개, 5개로, 아이들은 스키 8개, 스노보드 4개로 레벨을 나누어 수업을 진행한다. 아이들 수업의 경우 세심한 강사들은 아이들의 스키 슈즈를 직접 신기고 벗기는 등 전 과정을 함께했다. 베테랑 강사들의 수준과 스키에 대한 열정은 생각보다 더 대단했다. 클럽메드에 간 것은 겨울 시즌이 갓 오픈한 때였다. 스키 스쿨의 디렉터인 제이슨은 전 세계의 강사들이 이제 막 일본행 비행기를 탄 참이라 했다. 다른 강사들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먼저 도착한 강사들은 휴일을 반납하고 강습을 나간다. “쉬는 날까지 일해도 괜찮아요?” 돌아온 그의 대답이 꽤 멋졌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편해요. 쉰다고 해도 일하는 날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에요. 쉬는 날이면 강사 중 대다수가 슬로프에서 스키와 보드를 타거든요.”


스포츠는 초보자일수록 처음에 제대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리조트에 도착한 날, 비기너 코스를 등록했다. 첫날은 플레이트를 착용하고 폴 쥐는 법을 배웠다. 다음 날에는 ‘A’자로 언덕을 내려가며 턴을 익혔다. 이틀 만에 그럭저럭 스키를 즐길 수준이 됐다. 아무것도 모른 채 눈밭으로 나갔더라면 분명 금세 흥미를 잃었을 것이다. 하루 두 번. 모든 일을 제쳐두고도 수업만큼은 열심히 챙겨 들었다. 중급자나 상급자라면 강습은 쿨하게 패스하고 슬로프로 나가도 좋다. 전체 25킬로미터에 달하는 21개의 슬로프가 모두 클럽메드 고객만을 위한 공간이다.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은 좋지만, 슬로프 선택은 신중할 것. 평소 자신의 실력이 중급 수준이라도 이곳의 중급자 슬로프는 중상급자에게 적당하므로 한 단계 낮은 슬로프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2019년 1월호>


에디터 김수현
포토그래퍼 백지현
취재 협조 클럽메드 코리아 www.clubm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