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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북부 최대 규모의 유적지, 수코타이 역사공원

 

 

 수코타이 역사공원

비가 제법 오락가락하는 아침이었다. 하늘이 잔뜩 흐렸고, 미적지근한 햇살이 습기를 머금은 채 살갗에 달라붙었다. 한여름이었다면 훨씬 견디기 힘들었겠지만, 다행히 우기도 끝자락. 한두 달만 더 지나면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부는, 타이에서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 돌아올 테다. “이미 날씨가 꽤 선선해진 상태예요. 비만 더 안 내리면 딱 좋겠는데.” 어머니뻘 되는 가이드가 셔츠 위로 얇은 바람막이 점퍼를 겹쳐 입으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 꿉꿉한 더위에 긴소매라니, 역시 현지인은 다르구나 싶었다.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차를 타고 시내를 벗어났다. 가도 가도 초록색뿐인 들판, 무성한 수풀이며 텅 빈 언덕 너머, 그제야 여행자로 보이는 무리가 조금씩 시야에 들어왔다. 수코타이에 도착한 뒤 처음으로 만난 번화한 관광지의 모습. 어젯밤부터 도무지 보이지 않던 현지인이며 여행객들이 다 이 동네에 몰려 있었던 모양이다. 낯선 도시에서의 첫 번째 아침, 나는 그제야 이 여정에 대해 안심했다. 타이어로 ‘행복의 새벽’을 뜻하는 수코타이는 람빵주 남쪽 경계 너머의 땅이다. 인구 60만 명이 모여 사는 아담한 소도시인데, 사실 여행자들이 여기까지 찾아왔다면 목표는 하나다. 도심에서 서쪽으로 13킬로미터가량 떨어진 타이 북부 최대 규모의 유적지, 수코타이 역사공원이다. “수코타이는 12세기 초 중국 윈난성에서 남하한 타이족의 도시예요. 이들은 크메르 왕국 북부에 정착했다가 1238년 타이 최초의 독립국가인 수코타이를 건설했죠. 이후 말레이반도를 지배하는 강력한 왕국으로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어요.” 가이드에 따르면, 당시 수코타이 왕국의 수도였던 곳이 오늘날 시암(타이 왕국의 옛 이름) 건축 양식 최초의 걸작이라 평가받는 수코타이 역사공원 일대다. 무려 200개 가까이 되는 공원 내 유적들은 20세기 중반부터 발굴되기 시작했는데, 1988년 70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부지 전체가 역사공원으로 지정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린 건 그로부터 3년 뒤의 일이다.

 

 

 

<2018년 11월호>

 

에디터 류현경

포토그래퍼 전재호

취재 협조 태국정부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