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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 PEOPLE
조윤희의 야마구치현 겨울 여행

여전히 소녀 같은 배우 조윤희와 일본 야마구치현으로 떠났다.

그림 같은 풍광과 일본 근대의 모습을 담은 고즈넉한 정취 속에

여행의 순간들은 곧 행복한 추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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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지가 달린 체크 패턴 코트. 산드로

롤업 장식의 데님 팬츠. 피스워커

빅 사이즈 보스턴 백. 체사레 파치오티

화이트 가죽에 블랙 굽으로 포인트를 준 앵클부츠. 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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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패턴과 데님이 믹스된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 타임
니트 풀오버. 더 캐시미어

니트소재 플리츠스커트. 리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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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패턴의 오버사이즈 코트. 자라
이너로 입은 슈트. 콜라보토리
네이비 셔츠. 베르니스

베이스볼 캡. 위캔더스 스니커즈. 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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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톰한 울 소재의 체크 패턴이 돋보이는 스커트 슈트. 산드로
어깨에 걸친 청키한 그린 니트 풀오버. 더 캐시미어
자연스러운 광택의 라운드 토 앵클부츠. 소다

이너와 니삭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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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플 장식이 달린 체크 패턴의 블라우스와 스커트. 모두 럭키슈에뜨

옆트임이 포인트인 트렌치코트. 부부리

삭스 디테일의 베이지 컬러 앵클부츠. 소다

니트소재 베레모.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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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에 퍼 장식이 달린 구스다운 패딩 점퍼. 타트라스
코듀로이 소재의 플레어 팬츠. 폼더스토어

블랙 스웨이드 소재의 앵클부츠. 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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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사이즈 케이블 니트 풀오버. 스타일난다

체크 패턴 팬츠. 인스턴트 펑크

베레모. 브라운 햇

빅 사이즈 트래블 백. 발리

삭스 디테일의 베이지 앵클부츠. 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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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NOTE
그녀는 건조하고 차가운 날씨의 겨울 여행을 위해 단단한 수분 장벽을 만들어 주는 모이스처 크림을 필수 아이템으로 꼽았다. 저녁 세안이 끝나면 간단한 토너와 로션으로 마무리한 후 고농축 영양 성분의 크림을 충분히 덜어 얼굴과 목 주위를 핸드 마사지한다. 따로 마스크 팩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피부가 촉촉하고 개운해진다. EWG 그린 등급의 천연 유래 보습 성분으로 우수한 보습 효과를 선사하는 뷰디아니 모이스트 04 크림. 50ml.

 

 

“결혼 전에는 맛집을 찾아다니는 도시 여행자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생긴 이후에는 호젓한 자연을 즐기는 것이 더 좋아졌어요.

여행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빠르게 흘러가는 ‘즐거움’이 아닌 느린 ‘여유’ 혹은 ‘휴식’으로 바뀐 거죠.”

 

 

7년 전 화보 촬영장에서 처음 조윤희를 만났다. 탐스러운 피부와 머릿결, 오목조목한 외모가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인 듯 예뻐 보였다. 그리고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표정과 언행 덕에 천사 같은 배우로 기억되었다. 그 이후 조윤희는 TV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큰 인기를 모았고, 또 다른 드라마를 통해 만난 배우자와 결혼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잠깐의 인연이지만 착하고 예쁜 배우의 행보를 곁눈질로 훔쳐보며 혼자서 흐뭇해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를 7년 만에 인천 공항 3층 출국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쉼 없이 터지는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에 미소 짓던 그녀는 어색한지 걸음을 총총 옮겼다. 허물없는 행동, 앳된 미소, 아기 같은 반달눈은 그간의 세월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변함이 없었다.

 

 

몸과 마음을 느리게 하는 여행의 행복

후쿠오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더 트래블러>와 조윤희가 함께하는 2박 3일간의 짧은 여행이 시작되었다. 최종 목적지는 후쿠오카 공항에서 차로 2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야마구치현의 유다온천마을. 야마구치현은 일본 근대사와 주요 인물들의 흔적을 그대로 담은 소도시이다. 도쿄나 오사카의 번잡스러움을 쏙 뺀 한적한 마을 속 고즈넉한 료칸에서 짐을 풀었다.

 

제아무리 가까운 일본이라지만 촬영이 잡혀 있는 해외 출장에서 2박 3일은 너무 짧은 것 아닌가. 조윤희에게 출장의 여정을 빠듯하게 잡은 이유를 물었더니 갓난 딸 때문이라고 수줍게 대답한다. 아침마다 직접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고 있기 때문에 냉장 보관을 한다 해도 2박 3일 이상의 일정은 무리라는 귀여운 해명이었다.

 

그녀의 최근 일상은 딸아이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던 화려한 배우의 무대에서 내려와 남편과 아이를 챙기는 여느 여인의 삶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찌 보면 지루하고 느긋한 일상이지만 지금의 그녀에게는 그렇지가 않다. 가족의 식사를 직접 챙기고 아이와 놀아주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화보 촬영을 하다 잠시 짬이 날 때면 자신의 치장을 살피는 대신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딸아이에게 영상 통화로 연신 말을 건넸다. 그녀의 대표작인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이숙이나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나연실이 실제로 결혼했다면 지금 그녀와 똑같이 살아가지 않을까. 그녀가 작품 안에서 연기했던 외유내강의 밝고 따뜻한 캐릭터는 그녀의 실제 성격이나 가치관을 그대로 옮긴 것만 같다. “의도적으로 연기 변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밝고 따뜻한 캐릭터를 만났을 때 조금 더 자연스럽고 편해요. 한 번쯤은 폭을 넓혀서 ‘화려하고 센 캐릭터’를 연기할 수도 있겠지만 저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묻어나는 역할을 일부러 피할 생각은 없어요.”

 

그런 그녀에게 이번 여행은 짧지만 아주 느긋한 쉼표로 느껴진다. “결혼 전에는 맛집을 찾아다니는 도시 여행자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생긴 이후에는 호젓한 자연을 즐기는 것이 더 좋아졌어요. 여행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빠르게 흘러가는 ‘즐거움’이 아닌 느린 ‘여유’ 혹은 ‘휴식’으로 바뀐 거죠.”

 

일본 대부분 도시를 여행했는데, 이번 야마구치 여행은 소도시 료칸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가 이곳에 매료되게 만들었다. 친절한 일본 사람들의 기분 좋은 환대와 시원한 계절의 공기, 자연과 동화된 휴식으로 간만에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었다. “현재 남편이 하고 있는 작품이 끝나면 아이없이 남편과 유럽 여행을 가고 싶어요. 아이가 조금 더 크면 늘 같이 여행을 다니게 될 테니까요. 계획대로 된다면 아마도 남편과 둘만 가는 마지막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하지만 실현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그녀는 이미 마음을 내려놓은 듯 마냥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도착한 이튿날 진행된 촬영은 일본 근대건축의 유산이 남아 있는 성하마을에서 진행되었다.일부러 불에 태워 건축 자재로 썼다는 성하마을의 목조 건축과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가 운치 있게 조화를 이루었다. 카메라 앵글 속에서 조윤희는 자애로운 엄마의 모습은 사라지고 장난스러운 소녀의 모습으로 분했다. 골목길에서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긴 머리카락을 나부끼며 우산을 받쳐든 모습이 이렇게 잘 어울릴까 싶을 정도로 순수하고 앳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평소 요가와 필라테스로 가꾸어온 군살 없는 몸매와 타고난 미모는 흐린 날씨에도 절로 빛이 났다.

 

 

가족,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예측 가능한 삶
그녀는 이번 여행을 떠나오면서 <드라이빙 미스 노마>라는 책을 꺼내 읽었다. 아흔 살의 노마 할머니가 자궁암 말기 진단을 받은 후 아들 내외와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는 내용이다. “삶의 마지막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할머니에게 큰 감동을 받았어요.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지금까지의 삶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죠.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한동안 죽음의 여운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 것 같아요.”


행복한 삶을 누리는 여배우가 왜 죽음에 관한 스토리에 몰입하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동물 보호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연예인으로도 유명하다. 지금까지 여러 마리의 유기견을 키우며 하늘나라로 보낸 경험이 있다. 그것이 죽음에 대한 성찰을 가져온 것 같다고.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함께 봉사를 다니며 코커스패니얼(사랑이) 한 마리를 알게 되었고, 입양처가 없는 사랑이의 주인이 된 것이 유기견 입양의 시작이었어요. 장애가 있는 유기견인지라 고민도 했지만 갈 곳 없는 아이의 안식처가 되어주자는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죠.”

 

사랑이를 입양한 후 하나둘 유기견 입양을 늘려가며 많게는 8마리까지 반려견을 키우게 되었다. 어린 데다 건강하지 않은 강아지들이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일들이 생겼다. 가슴이 아팠지만 어찌할 수 밖에 없는 인연이라 여기게 되었다. 오랜 기간 동안 반려동물에게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고, 그들에게 시간과 애정을 쏟는 것은 이제 그녀에게 삶의 일환이 되었다. 자신이 낳은 아이뿐만 아니라 길가에 버려진 생명까지 소중하게 여기는 그녀라면 행복한 삶의 주인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7년 후에 그녀를 또다시 만나게 된다면…’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배우로서 조윤희에게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는 예측할 수 없을 것 같다. 또 한번 현실과의 연장선상에서 ‘착하고 자애로운’ 엄마의 역할을 도맡아 하는 제2의 고두심이 될 수도 있고, 화보 속 모습처럼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센티멘털한 감수성의 여인으로 분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떠한 계기로 하여금 그녀가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거나 작품 속에 숨겨진 악인으로 거듭나는 상상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카메라 밖을 벗어난 조윤희와 그녀의 삶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흐르던지 간에 언제나 그림처럼 착하고 행복한, 예측 가능한 삶을 살아갈 여인이라는 것을.

 

 

 

<2018년 11월호>

 

컨트리뷰팅 에디터 정은지

포토그래퍼 전재호

모델 조윤희

스타일리스트 이보람(인트렌드)

헤어 황지희

메이크업 공혜련

취재협조 일본정부관광국, 내마음을 알아본 일본, Japan Endless Discovery, 여행박사 www.tourbaksa.com